[특집] 진삼국무쌍 #3 이제는 '진짜' 변화를 시작해야 할 때

2009. 5. 14. 01:08review/진·삼국무쌍


    약  2년 전에 가마수트라(Gamasutra)는 코에이(KOEI) 캐나다 지사에서 오메가포스(ω-Force)팀과 인터뷰를 가진 적이 있습니다. 이 때 진삼국무쌍을 이야기하면서 '5편까지 출시되었지만 게임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 같다'는 질문에 오메가포스의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디렉터이자 소프트웨어 개발팀을 총괄하는 아키히로 스즈키가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넘버링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이렇게 설파합니다.[각주:1]

     "진삼국무쌍은 시리즈(1~5)를 거듭해가면서 게임 전체적인 볼륨이 방대해지는 동시에 캐릭터 개개인의 스토리가 구체화되는 변화를 겪게 되는데요, 북미나 유럽권에서는 이런 것을 '변화'로 받아들이기 힘들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일본에서 삼국지를 이해하는 팬들에게는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코에이가 수십년에 걸쳐서 삼국지 타이틀을 만들어 온 방향과 비슷합니다. 지금까지 11편의 삼국지와 파워업키트라는 확장판을 만들어내면서 게임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시스템 '뼈대'를 유지하면서 약간의 변화[각주:2]를 주었던 것을 상기해보면 오메가포스 역시 진삼국무쌍의 개발 방향을 동일하게 설정한 것으로 미루어 볼 수 있겠습니다. 기본적인 '일기당천' 컨셉을 유지하면서 기타적인 시스템을 보완하고 캐릭터를 늘려가거나 개개인의 스토리를 첨가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죠.

    :: 이제 코에이에게 오메가포스는 더이상 계륵이 아니다 ::

    하지만 4편에서의 성적 부진은 오메가포스에게도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5편 개발에 '큰 변화'를 주고 싶었지만 과유불급이었던 지 출현하는 캐릭터 수도 전작보다 7명이나 줄어들었고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이었던 캐릭터 고유의 무쌍모드도 고작 17명에게만 주어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오메가포스는 진삼국무쌍 타이틀만 만들어온 건 아닙니다. '일기당천'을 뼈대로 한 무쌍 시리즈를 여러 차례 제작하기도 했는데요, 그들로서는 이 타이틀을 가지고 여러가지 변화를 시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무쌍시리즈의 스핀오프(Spin-off)게임들을 살펴볼까 합니다


    일본 센코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전국무쌍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 핫토리 한조, 사나다 유키무라, 마에다 켄지...이름만으로도 익숙한 일본 센고쿠(戦国)시대의 인물들을 등장시킨 전국무쌍이 출시되었습니다. 사실상 시대배경과 캐릭터만 다를 뿐 삼국무쌍과 동일한 게임성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1편이 출시될 당시에는 진삼국무쌍3가 출시된 이후로 역대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던 시기라 코에이가 승승장구 하던 시점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국무쌍 역시 일본 내에서만 100만장을 돌파하는 진기록을 낳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무쌍 시리즈의 한계가 바로 드러나버렸던 걸까요, 전국무쌍2는 진삼국무쌍4와 마찬가지로 전작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판매량을 보였습니다. 또한 전국무쌍2에서는 코에이의 시뮬레이션 게임 '노부나가의 야망'을 밑바탕으로 한 전국무쌍2 엠파이어즈가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 전국무쌍2부터는 야전과 실내전투가 결합되어 높은 게임성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

       

    :: 미츠히데x란마루양(?)의 엔딩. 이런 걸 보면 코에이도 참 의외인 구석이 많다. ::

     


    삼국무쌍과 전국무쌍의 랑데뷰. 무쌍 오로치


    두 무쌍 시리즈를 즐겨온 게이머라면 다들 한번 쯤은 '두 게임의 무장들이 한 곳에 만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겁니다. 코에이는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삼국무쌍과 전국무쌍 캐릭터를 총 출동시킨 무쌍 오로치를 출시합니다.[각주:3] '마왕 오로치'의 계략으로 절대 만날 수 없는 두 시대의 무장들이 한 곳에 모여서 오로치의 야망을 무찌르는 내용입니다. 설정 자체가 픽션이다보니 마음껏 판타지 요소를 가미시켜서 만들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로는 무쌍 시리즈 최조로 3인 편대로 묶어서 플레이하는 게 가능해진 점이겠는데요, 모 게임처럼 세 캐릭터를 동시에 컨트롤 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환(Shift)하는 방식이었기에 약간 아쉬움이 남긴했지만 이를 통한 다양한 전술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기존의 무쌍시리즈에서는 맛볼 수 없던 변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캐릭터 수도 80명에 이르는 역대 최다. 따라서 3인편대 시스템은 필연이었을지도 ::

      

    :: PSP작은 풀프레임으로 리메이크 되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동시에 볼륨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




    반다이와의 조우. 건담무쌍


    2007년, 코에이와 반다이는 깜짝 발표를 하게 됩니다. 건담과 무쌍시리즈를 결합한 건담무쌍을 발표하게 되는데요, 무쌍의 게임 형태를 빌어서 건담 캐릭터와 모빌슈츠를 등장시키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출시전부터 건담팬들로 부터 얻은 반응은 꽤 냉소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무쌍시리즈의 게임성을 그대로 건담에 맞게 이식한 결과를 낳았기 때문에[각주:4]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너무 많은 시리즈가 있다보니 처음부터 많은 기체와 캐릭터를 넣지 못한 것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물론, 건담이라는 기체 특성상 우주를 누비는 덕에 전우좌후로 이동하며 부스트대시를 쓸 수 있는 등의 건담무쌍 만의 특징점을 게임에 삽입하긴 했습니다만 기대했던 우주에서의 연출이 싱거웠다거나 배경이 너무 밋밋한 등의 여러가지 아쉬움을 많이 남겼습니다. 무엇보다 '전장을 제압하고 적장을 물리쳐라'는 컨셉의 한계가 기존에 무쌍 씨리즈를 즐겨온 게이머들로부터 외면받은 주된 원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 건담무쌍2까지 나왔지만 여전히 코에이식의 '변화'만 고집하고 있다 ::

    :: 캐릭터 콜렉션은 그나마 건담팬들을 자극시킨 재미가 아닐까 ::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블레이드스톰 : 백년전쟁


    오메가포스는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오리지널 게임을 만들었는데요, 일부 팬들로부터 중세무쌍으로 불리기도 하는 '블레이드스톰 : 백년전쟁'입니다. 사실상 무쌍시리즈로 포함시키기는 힘들지만, 오메가포스가 무쌍 시리즈를 골격으로 한 오리지널 게임으로, 건담무쌍 이상으로 변화를 시도한 게임이었습니다.

    외관상 블레이드스톰은 무쌍시리즈 보다는 코에이의 '결전'시리즈를 뼈대로 삼은 것 같아 보입니다. 일기당천의 개인 중심이 아니라 '부대 중심'의 전투가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플레이어는 용병이 되어서 영국과 프랑스를 왔다갔다 하면서 전투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 게임의 묘미는 '병법서'를 습득하면서 다양한 전술을 펼칠 수 있는 게 특징인데요, 병법서를 많이 모을 수록 다양한 전략이 가능해 집니다. 부대단위로 움직여지다 보니, 타 부대는 명령을 내린 뒤에 AI로 움직이게 됩니다. 물론, 명령 밖의 부대들이나 적부대들 역시 AI에 의해 전투가 이루어지죠.

    이 게임은 '잔다르크'나 '흑태자' 같은 백년 전쟁의 영웅들이 등장하지만, 사실상 캠페인모드(무쌍모드)가 없기 때문에 전투 위주의 게임으로 진행되는 단점이 있었습니다.[각주:5] 또한, 한 화면에 최대 500명까지 표현할 수 있게 되면서 PS3와 Xbox360 기기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었지만 대규모 전쟁을 기대하고 시작하면, 실제로는 소규모의 부대 전투로 체감되기 때문에 실망감을 감추기 힘들다는 평도 있습니다.

    :: 잔다르크가 나와봤자 직접 플레이가 불가능하니... ::

     

    :: 전투 퍼포먼스 만큼은 발군이다 ::



    비록 기대에 미치는 성적은 거두지 못했더라도 블레이드스톰은만의 장점과 여러 재미 요소가 들어가 있으니 실패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을 겁니다. 무엇보다 그간 무쌍 시리즈만 고집해온 오메가포스에게는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다는데 의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콘솔만 있는 건 아니다, 포터블 용으로 출시된 삼국무쌍들


    닌텐도DS와 PSP 시장이 커지면서 무쌍 시리즈 역시 포터블 용으로도 여러 차례 출시하게 됩니다. 2005년도에는 닌텐도DS가 첫 선을 보이던 시기였는데요 코에이는 GBA플랫폼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닌텐도DS는 이르다는 판단이었겠죠. 그렇게해서 진삼국무쌍 Advance(GBA버전)이 나왔었는데요, 예상 외로 잘 만들어진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게임기의 스팩 문제로 2D그래픽에다 표현문제도 많아서 아쉬움이 많은 타이틀이었습니다. 결국 코에이는 후속작으로 닌텐도DS용 삼국무쌍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하지만, 예정된 2005년 보다 1년 반이나 늦춰진 2007년이 되어서야 '진삼국무쌍 DS : 파이터즈 배틀'을 출시하게 됩니다.[각주:6] 게임 방식은 거점 방식을 없애고, 본진을 상대방보다 빨리 점령하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 타격감 만큼은 발군이었던 GBA 버전 ::

       

    :: 2D캐릭터에 폴리곤 배경을 채택, 게임성은... ::


    그런데 이 게임은 당초에 계획된 게임과는 동 떨어진 결과물을 내놨는데요, 폴리곤 배경을 채택했지만 그래픽부터 GBA시절과 별반 다를 바가 없을뿐더러, 카메라워크가 어설프다거나 도트가 튀는 등의 이유로 악평을 면치 못했습니다. 게다가 진삼씨리즈의 생명인 '타격감' 마저도 GBA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진삼 팬들로부터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할 게임이 될 것 같습니다.

    한편, PSP버전은 2004년도엔 진삼국무쌍 PSP가, 2006년도엔 진삼국무쌍 2nd Evolution이 각각 출시되었습니다. 전작의 경우는 전투내에 '전의 게이지'라는 것을 도입해서 병량 제도를 추가하는 등의 전략적인 전투를 시도했지만 병량이 감소하는 속도나 무기 성장등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견되는 등의 악평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문제점들은 2nd Evolution에서 개선되어 보다 높은 완성도를 보였습니다. 전편은 진삼국무쌍3를 베이스로, 2nd는 진삼국무쌍4를 베이스로 개발되었는데요, 말도 육성을 시키는 게 가능해졌으며 무엇보다 부장의 중요도가 높아진 것이 PSP 버전의 큰 특징이 되었습니다.[각주:7]

    :: 전작은 풀프레임이 아니라 불편이 많았는데 ::

     

    :: 결국 2nd Evolution에 와서야 프레임 문제가 해결 ::




    온라인 시장에 진출, 진삼국무쌍 BB (진삼국무쌍 온라인)


    작년 말부터 국내에서도 CJ인터넷의 넷마블 서비스로 시작된 '진삼국무쌍 온라인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타이틀입니다. 기본적인 무쌍시리즈의 골격을 가지고 있지만 온라인의 특성을 살린 요소들이 추가되었는데요, 플레이어는 오리지널 캐릭터를 생성한 뒤에 세력을 선택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모인 세력들끼리 연병장 전투에 참여하면서 세력간의 다툼을 살리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게임은 전투만 가능할 뿐더러 다른 재미 요소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나마 있는 퀘스트 개념의 '특무'는 너무 난이도가 높아서 초보자가 즐기기엔 무리가 따랐습니다. 결국 '전투→집→전투→집'의 단조로운 게임 패턴이 게임의 몰입도를 저해시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의욕적으로 시작된 온라인 버전이지만 오프라인 버전의 '무쌍모드'를 대체할 콘텐츠의 부재가 드러난 셈이죠. 결과적으로 일본 시장에서는 실패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렇다면 오픈 6개월 째로 접어드는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까요?

    :: 유명 무장을 NPC로 만나는 재미는 솔솔하나 ::

     

    :: 단조로운 게임 패턴은 개선이 시급하다 ::




    이제는 '진짜' 변화를 시작해야 할 때


    진삼국무쌍이 출시된 지 벌써 9년이나 지났습니다. 그간 5편의 정식시리즈들을 통해 1,500만장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고 하는데요, 이틀 외에도 여러 스핀오프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다양한 무쌍 게임들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사골무쌍'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멀기만 한 것 같습니다.

    오늘 날짜로 (2009년 5월 14일) PSP용 진삼국무쌍 멀티 레이드(MULTI RAID)가 정식발매되는데요, 무쌍오로치의 영향을 받았는지 그간 진삼국무쌍 시리즈에서만 고수해오던 리얼리티(Reality)가 과감하게 배제된 새로운 진삼국무쌍입니다. 이런 식으로 지금까지 작은 변화를 시도해온 무쌍 시리즈이지만 이런 작은 요소들의 변화보다는 무쌍 시리즈이 뼈대가 되는 '일기당천'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진짜 변화'를 시도해야 될 때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앞으로 어떤 무쌍 시리즈로 플레이어를 즐겁게 해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멀티레이드 리뷰로 찾아뵙겠습니다.

    :: 누구냐, 넌 ::


    1. 인터뷰 원문은 가마수트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www.gamasutra.com/view/feature/1933/building_an_empire_koeis_.php?page=1) [본문으로]
    2. 전쟁 방식이나, 군주 외에 무장을 선택하는 등의 내부 적인 변화. [본문으로]
    3. 동시에 코에이로서는 우려먹기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본문으로]
    4. 예를들면, 기존 무쌍의 무쌍난무가 건담무쌍에서는 SP공격으로 이름만 살짝 바꿨을 뿐 전혀 다를 바가 없을 뿐더러 SP공격의 임펙트도 너무 약했다. [본문으로]
    5. 앞에도 설명했지만, 플레이어가 움직이는 건 영국이나 프랑스군이 아니라, 이를 오가는 용병집단이다. [본문으로]
    6. 진삼국무쌍 어드밴스가 오메가포스 개발이었지만, DS는 코에이의 다른 팀이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점부터 DS 버전은 위기감을 안고 있던 게 아니었을까? [본문으로]
    7. 스테이지에서 싸우는 부장의 수만해도 300명이 준비되어 있었으며 부장에 의한 스토리 변화도 가능했다. 게다가 전국무쌍의 무장 얼굴 이미지도 선택할 수 있어서 그 재미가 솔솔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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