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E3 2009가 남긴 것은?

2009. 6. 9. 23:16game


    조금 포스팅이 늦었지만 지난 주에 전 세계 게임업계를 열광시킨 E3 2009를 마무리를 지어볼까 합니다. 무엇보다 이 번 E3 2009를 풍성하게 해준 것은 작년의 회의론과 더불어 다시 한 번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ESA의 결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작년 E3 2008 때, 액티비전을 비롯해서 소수의 메이져 업체들이 불참한 것이 큰 타격이었죠) 결국 올해는 닌텐도, SONY, MS가 E3에 집중하여 엄청난 정보를 터뜨려 줌으로써, 세계 최대 게임쇼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던 박람회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그 어느 때보다 콘솔 3사의 경쟁이 뜨거웠고, 업계의 반응도 폭발적이었습니다. 이정도의 Show가 열릴 수 있는 E3가 부럽군요. 향후 우리나라 지스타가 게임쇼로서 갖추고 지양해야 할 방향이 무엇일 지 시사해주는 바가 클겁니다. 오늘은 올 해 E3의 이슈를 3가지 정도로 짤막하게 정리하며 E3 2009 포스팅을 마무리 지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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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LE0082 by The Plan8 Podcast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컨트롤러의 변이


    올 해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컨트롤러(Controller)였습니다. 2006년도에 Wii가 시작한 컨트롤러의 혁신은 결국 올 해 MS와 SONY가 합류하면서 더욱 확고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새로운 콘솔을 만들기보다 '컨트롤러'를 변이시킴으로써 이번 세대 콘솔의 수명(LifeTime)을 늘렸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의가 있을겁니다.

    선제 공격은 6월 1일에 열린 MS의 프레스 컨퍼런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Project Natal이 보여준 프로모션 영상은 콘솔 게임을 한단계 더 진화시켰다는 영화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평가를 시작으로 게임 업계를 열광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바로 이어 다음 날 SONY도 모션 컨트롤러를 준비했습니다.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보여준 모션 컨트롤러는 아직 개발이 덜 된 프로토 타입의 데모 시연 뿐이었지만, 자이로 센서를 이용한 감도는 닌텐도 Wii 리모콘의 모션플러스에 못지않았습니다. 게다가 SONY는 이미 아이토이카메라 기술을 이용해 아이펫(EyePet)을 준비하고 있었으니 기술력에도 크게 뒤쳐지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닌텐도는 Wii 리모콘의 모션플러스를 선보였습니다. 이미 완성단계이며 이번달 내로 일본부터 선행출시되기 때문에 '상용화' 부분에서는 여전히 앞서고 있습니다. 아직은 SONY나 MS에 비해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이 닌텐도의 가장 큰 경쟁력일겁니다. 물론 앞으로도 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게 남게되었지만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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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LE0077 by The Plan8 Podcast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다시 불 붙은 플랫폼 독점 전쟁


    지난 10여년간은 SONY의 전성기였습니다. 눈치 볼 필요 없이, 대부분의 게임들이 PS2를 통해 출시되었으니 말이죠. 그 전에는 닌텐도의 전성기였습니다. 동일하게 거의 모든 게임들이 SFC를 통해 나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써드파티 게임들의 독점 플랫폼은 더이상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고, 콘솔 3파전이 균등하게 이루어진 셈입니다. (물론 나름대로...) 작년 E3 2008에서 파이널 판타지 13의 멀티 플랫폼 선언은 사실상 콘솔게임시장의 써드파티 독점 시대의 종결을 의미하기도 했으니까요.

    써드파티의 독점 플랫폼을 대부분 빼앗긴 SONY는 올 해 단단히 준비한 것 같습니다. 자사(SCE)가 보유하고 있는 퍼스트 파티 개발팀들을 통해 대대적인 게임을 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갓오브워3, 그란투리스모, 라스트 가디언 등으로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게다가 스퀘어에닉스는 파이널 판타지 14를 PS3 독점으로 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MS는 이미 멀티 플랫폼을 통한 구조를 완성시킨데다, Xbox Live를 이점으로 멀티플레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모던 워페어 2가 멀티 플랫폼이지만 유저들이 PSN을 선택할 지, Xbox Live를 선택할 지는 이미 답이 나온 상태나 다름 없겠죠. =)

    닌텐도는 브랜드 게임 신작들을 대거 발표하면서 그 위용을 과시했습니다. Wii용의 뉴슈퍼마리오브라더스나, 마리오 갤럭시2, Wii Fit Plus등을 발표하면서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하지만, 멀티플랫폼으로 자리잡은 SONY와 MS가 퍼스트파티에 집중하는 것에 비하면 현재 닌텐도가 겪는 써드파티의 부재가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 어쨌든 갓오브워3는 이번 E3를 통해 PS3의 가장 강력한 킬러 타이틀임을 입증한 셈이다 ::


    이제는 온라인으로


    올 해 E3 2009에서 등장한 대작 타이틀 중에 유독 모던 워페어 2가 각광받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영화 같은 시나리오? 퍼포먼스를 넘어서는 연출력? 다 맞습니다. 하지만 모던 워페어 시리즈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 것은 바로 온라인 모드였습니다. 전작이 Xbox Live 1,300만명 이용자를 만든 것이 이 게임을 대작의 반열로 올라가게 한 원동력이였죠. 꾸준히 업데이트되는 DLC 만으로도 유저들은 이 게임을 만족하며 장시간 즐겨올 수 있었으니까요. 이렇게 올 해 E3에서 보여준 콘솔 3사의 발표에는 온라인 서비스와 마켓플레이스를 향한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MS는 써드파티 게임들의 Xbox Live를 통한 멀티플레이를 강조했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모던 워페어 2나 어쌔신 크리드 2 같은 게임들이 PS3와 함께 멀티 플랫폼임에도 불구하고 멀티플레이 때문에 Xbox360을 선택할 것은 이미 예상된 일이기 때문에 Xbox 시절부터 온라인 서비스를 선점하고 이어온 MS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습니다. 또한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등에 업은 소셜네트워킹 서비스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면서 Xbox Live를 더욱 풍성하게 했습니다.

    SONY는 신형 PSP Go를 발표하면서 사실상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유통방식의 전환을 선언하게 되었습니다. 수백종의 게임 플랫폼을 동시에 공개함으로써 막강한 물량을 강조했는데요 그란투리스모, 잭&덱스터, 메탈기어솔리드 등의 신작들이 다운로드 방식으로 구입하게 될 것 같습니다. 닌텐도는 이미 NDSi를 통해 DSi Ware를 강조한 지 오래인데요, 이미 시장을 선전함 애플과 SONY의 전면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휴대용게임기의 3파전이 기대됩니다.


    :: 과연 옳은 선택이었을까? ::


    올 해 E3 2009가 남긴 것은


    올 해 E3 2009는 정말 깜짝 이슈가 여기저기서 터져 즐거운 게임쇼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또한 컨트롤러의 변화, 써드파티 독점체재의 종결에 이은 퍼스트파티 독점 게임들의 대두,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유통방법의 변화 등, 이런 주요 이슈들이 콘솔게임을 한 단계 더 진화 시키는 좋은 메시지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내년 E3에는 또 어떤 변화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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