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 차세대 디바, 보니(Boni-신보경)의 첫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2010. 10. 8. 16:57cinema

     
    2006년도에 발매된 015B 7집, Lucky 7은 1996년 해체선언 후 10년만에 재결합한 이유로 기념비적인 앨범이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이유는 유독 귓가에 오래도록 맴돌던 곡이 하나 있기 때문입다. 이는 박정현이나 다이나믹듀오같은 메이져 가수가 피쳐링 한 곡이 아니었습니다. R&B 풍의 '잠시 길을 잃다'라는 곡이었는데요, 015B답게 다양한 장르의 곡을 객원보컬 체제로 함께 만들었는데, 이 곡의 객원보컬이 당시 19세의 '신보경'이라는 생소한 이름 외에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 후로 4년 뒤, 올 봄에 보니(Boni)라는 신인 R&B 가수가 Nu One이라는 앨범을 가지고 데뷔합니다. 음악 리뷰 사이트에서 우연찮게 접했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었습니다. 도무지 신인 같지 않던 가창력과 R&B의 그루브를 잘 소화해 내고 있었기 떄문이죠. 나중에 가서야 잠시 잊고 지내던 신보경임을 알게 되었을 때의 반가움이란...=)
      
    이렇게 신보경은 정식으로 데뷔하게 됩니다. 총 7곡의 트랙으로 구성된 그녀의 첫 EP앨범은 엠브리카가 프로듀싱을 맡아, 발라드 뿐 아니라 메인스트림, 힙합류의 R&B를 다양하게 풀어놨습니다. 무엇보다 이를 풍성하게 소화해낸 보니의 역량은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죠. 곡 하나로 평가하기에는 다소 억지스러운 면도 있겠지만, '잠시 길을 잃다' 시절에 비해서 많은 부분이 발전했습니다. 4년 전에 바로 데뷔하지 않고 정통 R&B를 공부하고 싶었다던 신보경은 4년간 보다 성숙해진 보니(Boni)로 갈고닦아 대중들에게 돌아온 셈입니다.
      
      
     
    지난 1일에 열린 보니의 첫 콘서트는 보니의 팬이 된 제게도 많은 기대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 하모니'편에서 합창단원으로 등장하면서 오디션 장면에서 부른 윤미래(T)의 '시간이 지나도'의 깊은 인상 때문이었는지 알게 모르게 입소문이 나있더군요.
      
    사실 보니는 2시간가량 단독콘서트를 할 만큼 자신의 곡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긴 시간을 어떻게 풀어나갈 지 살짝 염려도 됐지만, 예상외의 것들도 준비하는 등 자신의 첫 공연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무도 예상 못했던 5분 가량의 댄스 시간도 선보였고, 같은 인플래닛 소속사의 소울맨이나 ANSWER 뿐 아니라, 015B 7집 때부터 인연을 이어온 버벌진트와 개그맨 신보라도 게스트로 출연해 자리를 풍성하게 해줬습니다 보니 자신의 EP에서도 같은 소속사 멤버들이 Boni Get Started를 피쳐링 해주었다면, 버벌진트는 Nu One의 랩으로 피쳐링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버벌진트의 시간이 가장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신곡인 '기름 같은 걸 끼얹나'나 '우아한 년' 등은 곡 타이틀부터 유머러스하고 센스가 넘쳤습니다. =)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공연에서 백미는 단연코 Acoustic Time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보니의 가창력에 집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이기 때문이죠. '남자의 자격-하모니'편에서 오디션을 볼 때 부르던 윤미래(T)의 '시간이 지나도'로 시작해서, 소녀시대 Gee의 어쿠스틱 버전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너무나 대중적인 곡이라 관객 호응이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
      
    어쿠스틱 시간에는 자신의 경험담이나 스토리텔링으로 풀어가며 곡을 해석하고 부르며 관객들과 교감하려 노력하는 모습때문에 기억에 남습니다. 덕분에 정인의 '사랑은'은 감정이입이 잘 된 것 같습니다.
      
     

     
    이어지는 팝송, Joss Stone의 Understand와 Corinne Bailey Rae의 Like A Star 역시 잘 소화해 내더군요. 개인적으로 Like a star를 좋아하는데, 보니의 스타일로 듣는 것도 상당히 신선하고 즐거웠습니다. =)
     
     
     
     
    1시간반이 조금 넘는 공연은 인기 타이틀인 '너를 보내고'로 마무리 됩니다. 키를 한 음 낮춰 부르는 게 살짝 아쉬움으로 남지만 가장 듣고 싶던 곡을 라이브로 듣는 것만큼 큼 감동이 없더군요.
     
    어쨌든 보니를 직접 보게 되어 기쁘고 의미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곧 발매될 신곡 Jane Doe도 미리 들어볼 수 있었고) 홍대 V-Hall의 음향시설이나 환경이 만족스럽다고 할 순 없지만 시작을 잘 열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는 가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별명으로 붙여준 '차세대 디바', '여자 태양'이 아니라 국내 R&B의 계보를 잇는 '디바 보니'로 기억속에 자리 잡게 되길 한 사람의 팬이 되어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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