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센스2] 개성 만점의 좌충우돌 수녀원 이야기

2012. 3. 12. 07:01cin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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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의 중심이자 십자가에 맞아서 기억상실에 걸린 컨트리송 대회 수상자 출신의 엠네지아 수녀, 발레리나를 꿈꾸며 레오파드를 입고싶어하지만 원장 수녀에게 허락받지 못해 불만인 레오 수녀, 원장 수녀의 대역이자 넘치는 장난끼를 주체하지 못해 늘 원장 수녀를 골탕 먹이는 로버트 수녀, 그리고 수녀원의 2인자로  늘 원장 수녀와 티격태격하지만 정이 많아 수녀들을 잘 챙겨주는 휴버트 수녀, 그리고 호보케 수녀원의 리더이자, 과거 서커스단 출신으로 TV를 너무 좋아하는 레지나 원장 수녀.
      
    간단한 등장인물들의 소개만으로도 해학이 묻어나는 뮤지컬 넌센스의 한국판 두 번째 공연이 돌아왔습니다. 대학로 AN아트홀 소극장에서 개성과 끼로 무장한 5명의 배우들과 관객이 호흡하며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던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넌센스(Nunsense) 시리즈는 1987년에 미국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시작해서 오늘날까지 전 세계에 다양한 버전으로 사랑받는 뮤지컬 입니다.
     
    이번 넌센스2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은 이야기 상에서부터 극중 수녀들이 기획하고 준비한 '자선 쇼'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설정을 밑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만의 문화적 코드로 플롯을 재구성하기가 용이한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 공연장에 입장하는 관객들은 수녀원이 아니라 무속 설정의 무대 배경에 살짝 의문을 가지게 되는 것도 극중 수녀들이 준비한 '쇼'의 무대라는 점에서, 중간중간 보여주는 귀신 분장이나, 표주박 술 등의 소품들도 공연이 진행되면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됩니다.
     
    공연은 이야기-쇼-이야기-쇼-이야기 순으로 짜여진 플롯으로 공연이 진행되면서 뮤지컬 배우들답게 멋진 가창력과 노래를 통한 가사 전달, 연기, 그리고 유머까지...여느 공연들과 마찬가지로 배우들이 준비한 다양한 끼를 보면서 즐겁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관객들과 함께 하는 미니게임, 개인적으로 가장 놀라게 했던 엠네지아 수녀의 복화술 연기부터, 탭댄스, 롤러 스케이트 발래 연기, 마술, 1인자와 2인자 수녀가 객석에 난입하면서까지 즐겁게 해주는 취중 연기까지...1시간 40분동안 시종일관 터지는 웃음을 그치지 않도록 구성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주 내용 자체가 단순한 탓이었을까요? 쇼를 이야기와 함께 풀어내는 과정에서 너무 쇼에 비중을 크게 둔 것 같습니다. 쇼를 통해 정신없이 웃고 즐기는 사이에 이야기는 결말에 다다렀고, 다소 싱겁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더 크고 좋은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프란체스코 수녀원에 가고 싶어 하지 않는 엠네지아 수녀가 고뇌하는 모습이라던지, 어쩔 수 없이 수녀들과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절정의 상황들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바람에 주이야기를 깊게 음미할 수 없던 점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하지만 넌센스2는 분명히 즐겁고 유쾌하며, 한 번 더 보고 싶은 공연임에 틀림 없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공연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 짧은 100분동안 즐거웠던 기억이 다시 떠오르며 미소 짓게 만들어주는군요. 향후에도 다양한 넌센스 시리즈를 만나 관객들과 즐겁게 소통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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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넌센스 홈페이지 (http://cafe.naver.com/inunsens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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