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척박한 일본 열도에서 온라인 장르를 개척한 두 게임

게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는 당연히 일본일겁니다. 이미 비디오 게임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은 대표적으로 최근 5년동안 혁신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 닌텐도만 보더라도 시가 총액 7조5천억엔에 달하는 가치를 자랑하는 초우량 기업입니다. 이런 게임의 메카인 일본에서 유독 약한 분야가 있다면 바로 온라인 게임입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현재 일본의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타이틀의 대부분이 한국의 온라인 게임이며 이들을 통해 일본의 온라인 게임 시장의 파이를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 잘 살펴보면 일본 문화를 제대로 파악한 마케팅 전략과 커뮤니티 전략이 있었기에 그 까다로운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 정점에 서 있는 두 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팡야의 성공비결, 특히 커뮤니티 전략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일본 시장 진출의 선구자 '라그나로크 온라인'


2002년도에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킨 라그나로크 온라인(RO)은 초기부터 과감하게 해외 시장에 진출합니다. 현재 전 세계 62개국에 서비스를 하면서 성공적으로 정착했는데요, 이제 인기가 주춤한 국내에 비해 일본에서는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연말에 닌텐도DS용 게임으로도 출시되는 등 끝날 것 같지 않은 인기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라그나로크 일본 서비스의 성공 요인을 두 가지만 꼽아보면(이는 뒤에 다룰 팡야와도 일맥 상통합니다.) 캐릭터커뮤니티 정책입니다. 라그나로크의 다양한 캐릭터를 내새워서 전략적으로 일본의 동인 문화를 유도했고, 이는 활성화된 동인 커뮤니티로 이어지게 됩니다. 거기에 애니메이션, 만화(원래 이게 원작), 캐릭터 인형 등 여러 산업군에 이르는 원-소스 멀티-유즈로 확장하게 되면서 게임 밖에서도 다양한 수익 모델을 창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게 됩니다.


RO의 커뮤니티 전략은 상상 이상의 효과를 가져옵니다. 일본은 동인 문화가 발전한 나라입니다. 라그나로크는 게임을 통해 충성적인 팬을 확보했고 이들을 시작으로 효과적인 커뮤니티 전략을 펼칩니다. 동인 문화를 이용해서 팬사이트를 통해 게임을 홍보하는 동시에 다양한 동인 활동을 지원합니다. 동인들의 다양하고 왕성한 활동은 '라그나로크 페스티벌'이라는 행사로 이어지게 되었고 게임에서 코믹, 카툰, 플래시 게임 등의 활동으로 확장됩니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들이 팬들의 자발적인 활동에서 비롯 된 점입니다. 또한, 동인 커뮤니티의 네트워크 연결망은 긴밀하면서도 넓게 분포 되어있습니다. 게임을 통해 지인을 만들어가는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이 동인 네트워크를 통해 지인이 즐기는 게임을 접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한/일의 커뮤니티의 차이점은 에로팬더님께서 더욱 자세하게 정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RO의 커뮤니티는 널리 분포되어있는 소규모 커뮤니티들을 게임으로 모이게 한 훌륭한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와같이 RO의 커뮤니티 전략은 앞으로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에 진출하려는 후발 주자들의 길을 잘 닦아주었습니다. 단순히 게임의 로컬라이징 작업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고 유도하는 것이 진정한 로컬라이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팡야'


지난 달에 Webmoney에서 미스 온라인게임 콘테스트라는 재미난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현재 일본에서 서비스 중인 온라인 게임의 여성 캐릭터들을 놓고 팬들이 인기 투표를 하는 겁니다. 얼마 전에 결과가 나왔는데, 놀랍게도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인 '팡야'에서 등장하는 '루시아'가 우승햇습니다. 일본의 많은 게임들을 물리치고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나 의심스러 울 지 모르겠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여기서 팡야의 성공 비결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팡야도 RO처럼 출시와 함께 일찍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립니다. 아시아 지역에서 크게 성공했고, 특히 일본과 태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포스트 라그나로크'로 불리며 성공가도를 달리는 중이죠. =) 팡야는 유료화 모델에서 일본에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주었습니다. 항상 정해진 대가를 지불하며 게임을 하는 그들에게 부분유료화 모델은 큰 모험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했습니다. 아바타를 '꾸민다는 것'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인식을 전환시켜줬는데요, 이는 유료 아이템에서 일본 문화에 맞게 콘텐츠를 제공하려는 노력의 산유물로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인들이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과자를 소모성 아이템에 넣는가 하면, 스타 마케팅을 통해 일본의 유명 스타들의 의상 룩을 아바타 의상에 맞춰서 적용하는 등 일본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현지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했고 유저들은 이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소비하게 되었습니다.

'플레이는 무료'라는 점이 짧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쥬얼 게임에게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캐쥬얼 게임은 오랫동안 꾸준히 즐기기 힘든 장르인데, 팡야는 꾸준한 프로모션과 업데이트를 선보이며 유저들을 계속 머물게 한 동시에, MMORPG 장르들과 경쟁하기 보다는 이 게임들의 업데이트나 점검시간을 이용해서 게임을 즐기게하는 등의 마케팅 전략도 펼치게 됩니다. (이를 가능하게 해준 것도 역시 커뮤니티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팡야는 틈새시장을 잘 찾아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유료화 모델도 정착시켰으니 놀라운 성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나라도 아린 팬클럽을 만들어줘...

팡야 역시 라그나로크와 동일한 동인 커뮤니티 전략을 펼칩니다. 앞서 말씀드린 MMORPG의 점검 또는 업데이트 시간에 유저들을 불러 들이는 마케팅 전략도 각 개인 커뮤니티를 통해서 초대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캐쥬얼 게임 특성상 커뮤니티를 활성화 시키는 게 그렇기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팡야는 일본인 코드에 맞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이 있었고 이를 통한 커뮤니티 전략을 펼치기 용이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즌4에서 '대박'을 터뜨리게 됩니다. 신규 캐릭터 '루시아'가 일본 유저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었고, 회사의 프로모션 전략으로 팬클럽 홈페이지를 만들게 됩니다. 이 루시아 팬클럽은 생성된 지 한 달만에 2만명의 열성적인 가입자를 만들었고, 이들이 앞서 소개한 '미스 온라인 콘테스트'에서 그들의 아이돌을 우승시키는 주역이 됩니다. (핑크색 긴 생머리에 아이돌 설정이라니... 엔트리브가 작정하고 노린 것 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끔 팡야가 무슨 장르인 지 잊을 때가 있다. (정말로...)


아직도 '게임'만 로컬라이징 할 것인가?


팡야의 커뮤니티는 라그나로크의 커뮤니티와 그 성격면에서 약간의 차이가 보이지만, 분산된 소규모 동인&길드 커뮤니티들을 잘 연결시켜서 메인 스트림을 종착역으로 삼게 했다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습니다. RO와 팡야 외에도 마비노기나 트릭스터 같은 게임들도 일본인들의 코드에 맞는 커뮤니티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제 일본에서 온라인게임에게 커뮤니티는 더이상 '부속품'이 아닙니다. 커뮤니티를 통해 그들의 게임 문화를 만들 수 있고, 기업 입장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원-소스 멀티-유즈로 확장하기 가장 용이한 것도 일본의 커뮤니티 전략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주장해봅니다. 아직도 오프라인 게임을 만들던 마인드나 국내의 커뮤니티만 생각하고 로컬라이징(현지화)을 시도한다면 십중팔구 실패할 것이 분명합니다.

물론, 위의 사례처럼 '무조건' 커뮤니티 전략을 펼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정말 게임의 현지화를 생각한다면, 그 곳의 문화와 기질이 우리 게임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유저들이 우리 게임을 통해 어떠한 반응을 보일 지 충분히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그것을 찾을 수 있다면 그에 맞는 커뮤니티 전략도 자연히 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향후 일본 온라인 시장에 진출하게 될 국산 게임들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


※ 본 컬럼은 게임 커뮤니티 인벤(http://www.inven.co.kr)에 기고 되었습니다. [바로가기]



신고
comments powered by Disqu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