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때는 막 끓기 시작했을 뿐이고 ::

# 위대한 첫 걸음, 진·삼국무쌍 (2002.02.22 PS2 정식발매)


기나긴 우여곡절 끝에 출시된 진삼국무쌍은 한 마디로 '일기당천'을 컨셉으로 한 액션게임이었습니다. 기존의 삼국지 게임들은 전투를 하더라도 전략 위주의 턴제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게 대부분이다보니, 이를 즐기던 게이머들이라면 나도 멋진 무장들을 직접 움직이며 전장을 누비는 일기당천을 꿈꾸어 왔을겁니다. (물론 3년 전에 고배를 마신 삼국무쌍의 경우는 사양이었겠지만요.) 이런 게이머들의 바람은 21세기가 되고 나서야 그래픽 기술과 하드웨어의 발달로 구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과도기 속에서 오메가포스가 선택한 것은 삼국지의 유명 무장을 중심으로 전장을 누비며 1대多의 전술을 강조한 게임이었습니다. 플레이어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호걸들을 직접 플레이하며 수 백명, 수 천명이 동시에 움직이는 전장의 꽃이 되어 적병들을 한꺼번에 쓸어버리는 호쾌함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죠. 물론, 단순히 베고 패는 것으로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 전장의 성격가 위치를 살펴가며 플레이하는 전략[각주:1]도 필요로 했습니다.

바로 전 컬럼의 말미에도 언급했지만, 오메가포스가 진삼국무쌍을 처음 개발할 당시에는 그리 좋은 형편이 못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미 3개의 게임을 실패하고 존폐 위기에 놓인 개발팀에게 아낌 없는 투자는 기대할 수 없었겠죠. 그래서 당시 코에이에서 만든 결전1의 3D엔진을 개량해서 개발했는데, 플레이할 수 있는 전장(Stage)의 수도 고작 8개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각주:2] 캐릭터를 28명이나 등장시켰지만 모션이 대부분이 동일했기 때문에 개성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자연히 볼륨이 작다보니 CD로 출시되었습니다.

:: 꼭 넘어지면 다시 HP가 회복되는 게 짜증났기 때문에 보스에게 연속 4회 공격은 무의미했다 ::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게임은 입소문을 타고 독자적인 매니아층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래픽도 차세대 게임에 맞지 않은데다 게임성도 다소 부족했지만, 기존에 볼 수 없던 방식의 게임이니 확실히 게이머들에겐 신선했겠죠. 상업적인 성공을 했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랐지만, 코에이는 이 타이틀의 발전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판매량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결국 오메가포스는 기사회생에 성공하며 코에이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후속편 개발에 착수하게 됩니다.


:: 이거야 말로 진국 (맹장전의 처음 취지는 좋았는데...) ::

# 아무도 예상 못한 성공, 진·삼국무쌍2 (2002.08.08 PS2 정식발매)


진삼국무쌍이 출시된 지 1년 뒤인 2001년 9월, 오메가포스와 코에이는 전작에 비해 눈에 띄게 좋아진 그래픽과 방대해진 볼륨을 가진 진삼국무쌍2를 출시하게 됩니다. 가장 큰 변화는 41명으로 늘어난 캐릭터들에게 고유한 스테이지를 즐길 수 있게 했는데, 바로 '무쌍모드'가 2편에 처음으로 도입되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장비아이템, 무기 속성 추가 및 4회뿐이던 연속 공격 횟수도 추가로 늘어나도록 만들했습니다. 또한, 처음으로 2인 동시 플레이가 가능해지면서 함께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진삼국무쌍2의 보다 탄탄해진 게임성은 코에이에게 기대 이상의 큰 성공을 안겨주었습니다. 5주 연속 판매량 TOP1을 유지했을 뿐 아니라, 2001년도에 9번째로 가장 많이 팔린 게임에 랭크됩니다. 무엇보다 코에이의 PS2 플랫폼 중에 첫 100만장 돌파하는 밀리언셀러 기록을 달성하면서, 코에이 내에서 오메가포스의 입지가 견고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코에이는 진삼국무쌍2의 성공에 고무되어 차기작 개발에 들어가는 대신 팬서비스 차원으로 '맹장전'을 출시하게 되는데요 최고의 5레벨 무기 등의 유니크 및 레어 아이템들을 집어넣었고, 호위병 에디트를 추가했으며, 위촉오 3국 외의 세력에게도 무쌍모드를 추가하는 등의 확장팩으로 담았습니다. 이는 자사의 '삼국지' 타이틀마다 출시하는 파워업키트를 표방한 것으로, 향후 '사골무쌍'으로 불리는 원인이 됩니다.


:: 이제부터 사골 국물 우려내기가 시작된다. ::

# 사실상 완성된 게임, 진·삼국무쌍3 (2003.05.29 PS2 정식발매)


캐릭터가 3명으로 늘어난 진삼국무쌍3는 현재까지 시리즈 역대 최고의 판매량[각주:3]을 자랑하는 타이틀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전작의 레벨 별로 무기를 입수하는 형태에서, 경험치를 부여해서 성장시키는 형태로 변경되었는데요 9레벨까지 성장 시킨 뒤에는 전작처럼 특정 조건을 만족해서 10레벨의 무기를 입수하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획득 무훈을 통해 캐릭터 뿐 아니라 아이템까지 성장시키면서 플레이어에게 도전욕을 자극하게 됩니다. 무쌍모드도 세력별로 구성되었지만 전작과 차이점이 있다면, 무쌍모드 중간에 다른 캐릭터로 변경하면서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삼국지만의 재미였던 오리지널 캐릭터를 만들어서 플레이 하는 재미가 진삼3부터 추가되기도 합니다.
 
맹장전으로 넘어오면서 사실상 이 게임은 완성도가 끝에 다랐다는 평이 일반적이게 됩니다. 캐릭터마다 고유한 시나리오가 있는 '열전모드'가 대폭 추가되면서 각 캐릭터마다 재미난 스토리들을 즐길 수 있게 되었죠. [관우의 천리행]이나 [황건적의 난] 뿐 아니라 [이교 탈환전] 등의 외전격인 스토리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각지를 무작위로 여행하며 즐기는 '수라모드'도 이 게임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 다양한 코스튬과 일기토 모드 등의 자잘한 추가도 포함되었다. ::

게임의 완성도가 끝에 달하자, 코에이는 좀 더 다른 게임성의 진삼국무쌍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요? 두 번째 확장판으로 새로운 형태의 진삼국무쌍3 Empires를 출시하게 됩니다. 자사의 게임 '삼국지'의 정치 시뮬레이션 기능이 강조된 게임으로, 전투는 진삼국무쌍의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전장의 거점 확보를 통해 보다 전략적인 전투가 요구 되었는데요, 보급이 끊기게 되면 캐릭터가 약해지는 등 세심하게 만든 흔적이 엿보였습니다.

하지만, 국가경영과 전투 양쪽을 동시에 잡기에는 무리였나 봅니다. 전자를 너무 단조롭게 구성한데다 인간관계의 허술함이라던 지, 삼국지에 비해 너무 부족한 게임성을 보였습니다. 결국 아쉬움만 남긴 첫 Empires는 진삼국무쌍4에 와서야 좀 더 보강됩니다.


:: 서서히 다가오는 멀티 플랫폼의 그림자 ::

# 이미 드러난 한계, 진·삼국무쌍4 (2005.06.10 PS2 정식발매)


전작의 큰 성공에 힘입어 출시된 4편이지만, 이미 게임성은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에 출시때부터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었을겁니다. 비쥬얼적인 부분에서도 이미 PS2 성능을 다 뽑아낸 상태이다보니 큰 발전을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불안감에서 출발한 진삼국무쌍4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워낙에 고정팬들이 많은데다, 추가되는 장수들만으로도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었기 때문에 여전히 건제함을 보여주었습니다.

4편에서는 무쌍모드가 전작의 열전모드가 잘 융합되면서 캐릭터 개개인마다 고유한 스토리를 부여해 주었습니다. 또한, 호위병에서 호위 무장으로 시스템이 바꼈는데요, 이 무장을 육성하는 재미도 솔솔했습니다. 특히, 호위무장과 격무쌍난무가 발동 때의 통쾌함도 게임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또한 선전포고가 '각성'으로 변하면서 상황에 따라 전투에 멋진 이펙트를 보여주었습니다.

:: 비록 '장비의 딸'이라는 가상의 설정 캐릭터이지만 최고의 인기를 구사한 '성채'도 빠질 수 없는 특징 ::

한편, 전작의 맹장전에서 추가된 '수라모드'는 4편에서도 동일하게 맹장전에서만 만날 수 있게 만들어 원성을 사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Empires는 전작보다 더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2인 협력 플레이를 추가했을 뿐 아니라 단 하나만 선택가능하던 쟁패모드의 시나리오도 5개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습니다.[각주:4] 한편, 이 시기에 출시된 Xbox360에서 Empires와 Special이 각각 출시되었는데요, 슬슬 진삼국무쌍도 멀티플랫폼의 전조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각주:5]


:: 차세대 콘솔로 넘어왔지만 아직 PS2 버전을 버릴 수는 없었다. ::

#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진·삼국무쌍5 (2008.01.31 PS3 & Xbox360 정식발매)


차세대 콘솔로 처음 출시된 진삼국무쌍5는 전작의 부진이 시스템의 변화가 없었음을 받아들이고 개발된 게임입니다. 가장 눈여겨 볼 점은, 진삼 시리즈 최초로 PS3와 Xbox360 버전을 동시에 개발하는 멀티 플랫폼 게임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그간 진삼국무쌍의 프로듀서를 맡던 토모히케 타카즈미가 '페이탈 이너시아' 개발에 착수하면서 '모리나타 타카시'로 지휘권이 넘어갑니다. 그래픽 부분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었고, 해상도가 올라가면서 영상 표현력 또한 좋아졌습니다.

게임 시스템 역시 큰 변화를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연무게이지'라는 것이 처음으로 등장하면서 게이지가 올라갈 수록 공격력이 높아지고 다양한 공격이 가능해졌습니다. 그와는 반대로, 적에게 공격을 당하면 연무 게이지가 줄어들기 때문에 최대한 맞지 않고 공격하는 것이 이 게임의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거점 시스템 역시 더욱 개선되어서 거점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무쌍모드에서는 승리 조건 외에도 무훈과 무기를 얻기위한 '전공 목표'라는 게 부가적으로 주어졌습니다. 레벨이 사라지는 대신 스킬 트리가 등장했으며, 무기 역시 유니크레벨의 무기를 삭제하면서 캐릭터마다 '고유 무기'라는 개념이 사라졌습니다.

:: 무엇보다 캐릭터 디자인의 변화가 가장 크다. (회춘한 유비와 호로관 바퀴벌래로 변신한 여포) ::

하지만 캐릭터 수는 전작의 캐릭터 중에 7명[각주:6]이나 사라진 41명으로 줄었고, 무쌍 모드도 고작 17명에게 부여되었기 때문에[각주:7] 많은 아쉬움이 남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PS2 버전으로 출시된 진삼국무쌍5 스페셜에서는 6명이 추가로 무쌍모드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그 어떤 확장판도 나오지 않았지만 맹장전보다 Empires[각주:8]가 먼저 나오는 걸로 미루어보아, 맹장전에서는 빠진 7명을 복귀 시키고 나머지 무장들의 무쌍모드가 추가되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이 있습니다만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사골무쌍'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고자 큰 변화를 모색하는 진삼국무쌍에게 5편이 그 분기점이 되어줄 수 있을지 앞으로도 계속해서 주목해봐야겠습니다.



  1. 물론 이 부분은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갔다. [본문으로]
  2. 지금은 가장 기본이겠지만, 캐릭터 별로 스토리를 가지고 진행하는 '무쌍모드'는 2편부터 등장하게 된다. [본문으로]
  3. 일본에서 발매된 지 9일 만에 100만장을 돌파한 진기록을 가지고 있다. [본문으로]
  4. 물론, 초기에는 '황건대란'과 '영웅집결' 밖에 선택할 수 없다. 이를 클리어 하고 나야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해진다. [본문으로]
  5. 물론 전작들도 PS2 외에 xbox나 PC버전으로 출시된 것들이 많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멀티 플랫폼이라 할 수 있는 '동시 발매'는 진삼국무쌍5가 되서야 비로소 시작된다. [본문으로]
  6. 사라진 7명의 캐릭터는 강유, 성채, 방덕, 대교, 맹획, 축융, 좌자이다. [본문으로]
  7. 이에 대해선 '개발비 부족'이라는 추측이 떠돌고 있으나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본문으로]
  8. 진삼국무쌍5 Empires는 2009년 5월 28일에 일본에서 먼저 출시 될 예정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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