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 로뎅...? ::

최근 E3 2009에서 EA가 발표한 Dante's Inferno의 과도한 버즈 마케팅이 업계 및 게이머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지옥(Hell)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최근에 기독교 단체로부터 반대하는 피켓시위가 벌여진 바 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EA가 꾸민 자작극임이 밝혀지면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게임을 하면 지옥에간다.' 거나 '지옥은 게임의 주제가 될 수 없다.' 라던지 '이렇게 적나라하게 지옥을 소재로 게임을 만든 EA는 반기독교 단체임이 틀림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는데요, 이렇게 화재를 만들어서 마케팅 효과를 보고자 했었던 것 같습니다. 이슈가 되면 아무래도 사람들이 궁금해서라도 이 게임에 대해 알고 싶어할 테고 자극적인 소재임을 확인하고나면 구매로 이어질테니까요.

결과적으로 EA는 망신살이 뻗치게 되었고, 기독교 단체를 비롯해서 게임 업계로부터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되었으니 이 게임이 출시후에 판매량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물론 결과는 두고봐야겠지만)

게임과 기독교의 충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최근 1~2년 사이에도 여러 차례 발생했으니까요. 동시에 그 때마다 화재가 되면서 마케팅 효과를 본 건 사실입니다. 위의 게임 외에도 몇 차례 사례들을 살펴볼까 합니다.

:: 알고보니 자작극. 이런 거짓부렁쟁이 EA 같으니라고 ::


성당 앞에서 외계인과의 전쟁이? 레지스탕스


SCEE(Sony Computer Entertainment Europe)는 지난 2006년 말에 SF소재의 FPS장르 게임인 레지스탕스(RESISTANCE : Fall of Man) 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에일리언들이 지구를 침범하자 유럽을 무대로 일류와 전쟁을 벌이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요 사실성을 부여하기 위해 영국의 맨체스터 지방을 제대로 구현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등장하는 맨체스터 성당이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결국 Stage8에서는 맨체스터 성당 앞에서 에일리언들과의 총격전이 벌어지는데 맨체스터 성당에서 이를 용납할 수 없다며 항의 메일과 함께 법적 대응을 준비하겠다고 SONY에 경고장을 건낸 바 있습니다.

SONY에서는 단순히 게임의 배경일 뿐, 다른 종교적인 비방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었지만, 맨체스터 성당 측은 성당 앞에 외계인이 나타나는 것부터 SONY측의 반기독교 음모론을 의심하면서 팽팽하게 맞서기도 했으니까요.

다행히 SONY측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사건은 일단락 되었지만 (이에 대해 성당 측은 총기사건 희생자에 대한 기부와 판매 중지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당시엔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레지스탕스의 판매량은 어땠을까요? 아쉽게도 이 이슈는 출시된 지 한참 뒤에 발생한 일이라 객관적인 자료를 판단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만 조금이라도 영향을 받지는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말이죠. =)

:: 게임을 제작할 땐 배경도 세세하게 신경써야 한다는 걸 잘 보여준 사례가 아닐까 ::


창조론에 위배되는 위험한 게임? 스포어(Spore)


작년에 출시된 천재 게임 디자이너 윌 라이트의 신작, 스포어(Spore)는 오랜 제작기간 동안 게이머들의 기대를 받아오던 게임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판매량이나 게임성은 심즈 시리즈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지만, 소재만큼은 신선했던 것이 분명합니다. 이 게임도 개발 기간 때부터 기독교 단체와 큰 마찰을 빚어왔습니다. 이유는 바로 '진화론'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이죠.

기독교는 여호와(야훼) 하나님의 창조론 만을 믿으며 진화론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진화론을 소재로 한 게임이 떡하니 나왔으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겠죠. 결국은 안티스포어(AntiSpore)라는 사이트가 출범하기에 이릅니다. 그런데 사실상 이 사이트는 어떤 단체나 커뮤니티가 아닌 '개인 블로그'였습니다. 단순한 1인의 생각을 담은 작은 공간에 불과했죠. 하지만 너무 매체나 언론에서 부풀린 덕에 크게 이슈화 되기도 했습니다. (아직까지도 포럼이나 커뮤니티로 알고 계신분이 상당수일겁니다.)

이 게임에 대해서는 어떤 단체의 격한 시위나 유혈사태에 이르는 항의 같은 건 없었지만 (그러고보니 이 게임도 EA 게임이군요) 기독교로부터 비난을 피하기는 힘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 창조론이고 진화론이고 간에, 게임은 실망 그 자체였다는 평이 대부분 ::


게임은 종교 뿐 아니라 사회, 인종 등의 여러 문제와 겹치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위의 두 사례는 가장 최근의 사례일 뿐 그 전에도 셀 수 없을만큼 많은 사례가 있을 겁니다. 유독 '기독교'인 이유가 무엇이냐고 정색하는 분이 계실 지 모르겠지만, 서양은 문화 자체가 기독교 중심이다보니 기독교와 마찰이 생기는 게 당연하겠죠.

이 글을 빌어 고백하건데 저도 기독교인입니다.(개신교) 이런 게임을 접할 때마다 제 신앙의 양심과 부딪히기 마련이죠. 제 경우엔 저런 게임들은 플레이하지 않을 겁니다. (스포어의 경우는 크리쳐 생성기 데모툴은 시험 삼아 접해보긴 했지만)

그렇다고 위의 사례들처럼 무조건적으로 게임을 반대하라면 그건 좀 다른 입장입니다. 저도 꽤 보수적이라면 보수적일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제 자신에 적용하는 것일 뿐, 저런 게임이 나오는 것을 막아본들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견해입니다. 자신의 신념과 신앙으로써 접하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물론 주변에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면 함께 권하지는 않겠죠.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시위 및 반대운동을 펼친다고 막아지는 것도 아닐테고, 오히려 역으로 마케팅 효과를 일으켜 판매를 도와주는 꼴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번 EA의 마케팅 사태는 기독교인으로써 그간에 반대 운동을 펼쳐 온 사태들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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