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의 유타(Utah)주에서 H.B.353 'Truth in Advertising(진실한 광고)' 법안의 개정안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많은 논란을 일고 있습니다. 개정안의 내용은, 게임과 영화를 판매하는 모든 도,소매상은 의무적으로 '우리 매장에서는 미성년자들에게 M 또는 R 등급의 성인물 게임 또는 영화를 판매하지 않겠습니다.'는 내용의 광고를 설치해야 하는 내용입니다. 이를 어길 시에 $2,000의 벌금이 부과되는 것입니다. 이 법안은 Jack Thompson이라는 법조계 출신의 전직 변호사가 제안했습니다. 이 개정안의 발단이 된 게임은 GTA(Grand Theft Auto)시리즈인데요, 미국 알리바마주의 한 소년이 경찰관을 살해하게 된 데 이 게임이 언급되면서 큰 화재가 되기도 했는데요, 일부 소매상에서는 연령등급을 무시한 채 미성년자들에게 판매되고 있다면서 이 개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어쨌든, 이 법안은 10:3으로 하원을 통과하면서 상원으로 넘어간 상태입니다.

어찌 보면, 등급물 이용을 제대로 준수하기 위한 옳은 선택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의외로 반대 의견도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번 개정안과 직접적으로 연관 된 ESRB(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rad)의 사장 Patricia Vance는 이 개정안을 두고,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등급을 지킬 수 있는 자유를 해칠 뿐 아니라, 표면적으로는 성공할 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본다면 실패할 위험이 다분한 정책'이라며 공개 편지를 통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각 주 마다 다르겠지만, 현재 ESRB가 제시하는 등급물들에 대한 법적 강제력은 없습니다. (마치 CC와 같이 소비자와 판매자의 자유 의지에 맡기는거죠.) Vance는 "최근 조사에 따르면 유타 주의 비디오 게임 판매자들 중 94%가 ESRB가 명시하는 등급 기준을 잘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법적 강제가 필요 없다."고 강조 했습니다. 또한, "6%의 비윤리적인 판매자들 때문에 이 법안을 내세우는 건 비효율적일뿐더러, 이들이 광고를 게재한다고 해서 잘 지킬 지 의문이다."고 내 비췄습니다.

무엇보다 "이 개정안은, 미성년자들이 자신의 연령에 맞는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려는 부모님들의 노력과 수고에 반할 수 있다."면서 인상적인 말을 남깁니다. 최근 연방거래의원회(FTC) 조사에 따르면, 73%의 부모들이 자녀의 게임을 구매할 떄 ESRB 등급물을 참고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59%가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절대' 성인게임을 플레이하는 걸 허용하지 않겠다고 답변했습니다. ('가끔씩'이라고 답변한 자는 34% 정도 라고 하는군요.) 물론 사람마다 그 의견이 다르겠지만, ESRB가 기준으로하는 등급 선정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미국의 성숙한 소비 시장을 믿는 그녀의 뜻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이용 등급을 지키지 않아 사회적 병폐를 겪고 있습니다. 한국도 게임물 등급 위원회(겜등위)가 새롭게 발촉된 지 몇 년 되지 않았고(2006.10) 부모님들은 자신의 자녀가 연령 등급을 잘 준수하고 있는 지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형편이라 무엇보다 인식 재고가 시급한 형편입니다. 특히 심각한 게임 중독과 함께 선정성 및 폭력성에 노출 된 어린이들이 늘고 있다 하니 기성세대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과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입니다.

어쨌든, 저로서도 이용 등급을 잘 지키기 위한 '자유'와 '강제' 중 무엇이 좋은 선택이 될 지 잘 모르겠습니다. 무엇을 선택하든 완벽하게 등급 물을 준수하는 사회를 만들 수는 없을테니까요. (애초에 GTA 같은 게임이 나오는 것 조차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의견이 다양할테고) 소비자들의 자유 의지를 믿는 것과, 강제적으로 이를 제한하는 것을 두고 앞으로 유타 주를 시작으로 미국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 주목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via Kotaku]
 

[Update 25 Mar, 2009] 유타 연방은 이 개정안을 최종 기각 시켰습니다. (http://aol.it/Gir3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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