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서만 정보를 접하는 위험성

2014. 11. 5. 23:53web


    :: Edge Rank ::

    페이스북의 엣지랭크(Edge Rank) 시스템은 여러 규칙을 담은 알고리즘에 의해 내 뉴스피드에 노출되는 친구 글의 우선순위를 결정합니다. 쉽게 말해, 지금 나에게 가장 친밀감이 높을 만한 친구(또는 페이지)의 콘텐츠를 뉴스피드에 우선 노출해주는 것이죠. (물론 최신순으로 보는 옵션이 별도로 있지만, 대부분 모르는 데다 잘 이용도 안 하니 이 글에선 논외 대상)

    그런데 이 '친밀감'이라는 게 상대방의 콘텐츠에 반응하는 행동(좋아요, 공유, 댓글, 클릭 등)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페이스북에서 내가 자주 연락하고 반응하는 친구는 앞으로 뉴스피드에서 더 많이, 그리고 자주 보이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반대로 활동을 거의 안 하는 친구나, 내 관심에서 멀어지는 친구는 자연스럽게 페이스북 공간에서 잊혀져 갑니다. 눈에서 멀어지는 친구가 마음에서 멀어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아무튼, 우리의 언행은 종교, 철학, 정치, 이념 등 평소 관철하는 개개인의 신념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굉장히 다양하지만 대개 자신의 가치관에 반하는 것들은 무시하거나 잘 드러내려 하지 않게되죠.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다 보면 내 성향과 비슷한 사람들과 주로 소통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결국 엣지랭크에 의해 뉴스피드가 호감 가는 성향의 정보 위주로 노출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인간의 연결이란 '끼리끼리'가 본질이겠죠)

    그래서, 내가 정보를 접하는 경로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 '뿐'이라면, 꽤 위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순 사생활 교류나 문화 생활 등에 대한 정보라면 크게 문젯거리가 될 건 없겠지만, 나와 비슷한 성향의 친구들이 페이스북에 펼치는 이념과 철학, 종교, 정치 등이 얽힌 정보들 위주로 뉴스피드에 노출된 채 오랜 시간이 흐르면, 내 생각/가설에 일치하는 것만 강조하고 반대되는 건 무시하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오류'에 빠질 위험이 커집니다. 한때 우리는 트위터에서 페이스북으로 이어지는 소셜미디어가 기성 미디어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여기며 환영했지만, 개개인의 연결로 이루어지는 소셜미디어가 도리어 나를 편협한 사람으로 만들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입니다. 자신의 사고를 확증하기 위해서는, 반증의 수단으로 다양한 미디어 채널을 합께 접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요즘은 내가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여러 미디어 채널들을 등록만하면 Feed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들이 많으니 이 점을 참고하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사고하는 것이 중요한 오늘날, 우리는 네트워크의 홍수 속에서 다양한 경로로 미디어를 접하면서 과연 내가 접하는 도구들이 날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올바른 도구의 사용에 대해 고민하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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