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한글화에 대한 단상 (DQ4 북미 출시일 발표)

2008. 5. 22. 18:08game

    드래곤 퀘스트 4 (Dragon Quest IV) 북미 출시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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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국민 RPG로 불리는 드래곤 퀘스트(Dragon Quest)의 천공 3부작(4~6)이 작년부터 닌텐도DS 버전으로 리메이크 되고 있습니다. 플랫폼에 특화된 듀얼 스크린의 넓은 화면과 그 효율성은 리메이크 이상의 가치를 빛내주고 있는데요, 이미 작년 겨울, 일본에 4편 '인도되는 자들'이 먼저 출시되었고 5편 '천공의 신부' 역시 돌아오는 7월 17일, 일본에 가장 먼저 출시됩니다.
     
    얼마전 드래곤퀘스트 4의 북미지역 발매일이 발표되었습니다. 이미 저번 달에 ESRB에서 10세 이상 사용가로 등급으로 적용했고, 발매일은 9월 16일로 결정되었습니다. (홈페이지도 오픈했군요) 그나마 일본 다음으로 로컬라이징이 빨리 진행되는 미국 게임시장에서(동시발매 타이틀도 많죠) 유독 스퀘어에닉스의 게임들만 이렇게 텀(term)이 긴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많은 양의 텍스트를 기반으로하는 RPG라는 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로컬라이징의 딜레마는 텍스트 기반의 RPG같은 게임입니다. 아무래도 비용면에서나 기간면에서 딜레이가 길어지겠죠. 그렇다고 개발과 동시에 로컬라이징 작업을 수행하기에는 각 지역의 시장성을 판단하며 개발해야 하니 리스크도 크고 비효율적입니다.

    그나마 일본 RPG의 경우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을 타깃으로 가장 먼저 로컬라이징 작업을 하게되는데요, 최소 반년내지 길게는 1년 가까이 시간을 소요합니다. 이 번 4편 역시 약 9개월만에 영문판이 출시되는 것이고, 발매일이 되면 그 사이에 일본에는 이미 5편이 판매되고 있을겁니다. 전세계 드퀘 팬으로서는 굉장히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래서 일본 RPG를 선호하는 게이머들은 일본어를 배우는 게 가장 속편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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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연되는 로컬라이징에 대한 아쉬움은 어느 나라나 다 마찬가지

    그나마 일본 게임 중에 가장 먼저 로컬라이징되는 미국의 유저들 조차 그 긴 기간에 대한 아쉬움이 큽니다. 비디오게임시장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시점이다보니, 스퀘어에닉스에서 향후 로컬라이징 사업 방향에 대한 코멘트가 당연히 나올 법 합니다. 스퀘어에닉스의 와다 요이치 사장은 앞으로의 게임들의 전세계 동시 발매 (로컬라이징 포함)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군요. 하지만 발매 텀(term)을 줄이는 것 조차 힘든 상황에서 농담으로만 들리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스퀘어에닉스가 내달 중순에 출시되는 메탈기어솔리드4(Metal Gear Solid 4)처럼 영문판과 일판이 동시 출시되는 방향으로 개발을 시작하지 않는 한, 지금처럼 지연되는 로컬라이징의 텀(term)을 줄이기는 힘들겁니다. 또한, 그렇게하더라도 상대적으로 개발기간이 길어지면 그들의 자국(일본)시장의 출시를 늦춰야할테니, 그들로서는 이에따른 효과와 손익을 가늠해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할 문제입니다.

    여전히 암울한 외산 RPG의 한글화

    지난 달에 DS의 액션RPG인 젤다의 전설 : 몽환의 모래시계가 국내에 정식 발매 되었습니다. 닌텐도 코리아가 약속했던 '완벽한 로컬라이징화'을 가장 구체화 시킨 타이틀입니다. 젤다 시리즈가 여럿 나왔지만 국내에 한글화되어 정식발매되는 건 이 번 타이틀이 처음이니까요. 이 번 타이틀이 주는 의미가 조금 남다른 까닭은 한글화가 가장 힘든 RPG타이틀이 한글화 되어 정식발매 되었기 때문입니다.(상대적으로 텍스트 분량이 적은 액션RPG이긴 하지만) 닌텐도DS의 국내 판매량이 긍정적으로 반영된 것 같습다. 하지만 그게 전부입니다. 아직 닌텐도DS의 RPG 중에 정식발매된 타이틀은 몽환의 모래시계와 호시가미, 그리고 포켓몬스터 정도입니다. 미국조차 일본의 RPG를 즐기기 위해 반년이상의 텀을 참아내야 하는데, 국내는 가능성마저 보이지 않는 현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과거에 SCEK도 국내 로컬라이징화를 위해 큰 노력을 했지만 국내 비디오게임의 시장이 워낙에 규모가 작고 불법복제의 그늘을 피할 수 없다보니 수많은 써드파티의 RPG들이 한글화 사업을 철수했습니다. (IBM, 캡콤코리아 등) 확실히 요즘은 닌텐도의 성공적인 국내 상륙으로 국내 비디오게임 산업의 파이가 넓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작은 시장입니다. 그나마 Xbox360에서 몇개 나온(로스트 오디세이, 블루드래곤 등) 한글화 RPG 타이틀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할까요? 어쨌든 비디오 게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RPG의 로컬라이징을 기대하기 힘든 것을 생각하면 현재의 불투명한 전망이 아쉽기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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