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2를 못다한 한(恨)을 결국에 풀어버린 내 친구.

2007. 5. 31. 17:22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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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하필 런던?

    오늘은 헬게이트 : 런던의 아시아 런칭 파티가 있는 날입니다. 지금 시간이면 벌써 끝났겠군요. 전 아쉽게도 떨어지는 바람에 (꼭 추첨운과는 거리가 멀어서...) 웹진 기사나 보면서 간접적으로나마 즐겨야 겠습니다. =)

    블리자드 노스의 개발진 대부분을 모아서 플래그쉽 스튜디오를 창설한 빌 로퍼는 적어도 한국인들에겐 최고의 게임 디자이너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1, 2가 그의 리드 하에 만들어졌으니까요. 더욱이 이 번 헬게이트는 그들이 만든 MMO이기에 더더욱 기대가 됩니다. 뚜껑은 이제 거의 벗겨질 무렵이 되었고, 한국에서는 '흥행 보증 수표'라고 할 만큼 게임계를 달구고 있습니다.

    이쯤되니 갑자기 7년 전 이맘때가 생각납니다. 디아블로2의 발매로 인해 전 세계가 뜨거운 감자였던 시기였습니다. 당시에 고2엿던 전 (이러면 나이가 밝혀지는데... orz) 없는 돈 쥐어짜내며 디아블로2를 구입했습니다. 처음 플레이 했을 때의 감동은 연발 '최고'를 외치게 해줬죠. 그보다 더  흥부되었던 건, 당시엔 베틀넷으로 친구들과 함께 동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시기엔 아직 온라인게임 인프라가 오늘 처럼 잘 구축 된 시절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직도 온라인 게임을 즐길 기회가 적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이후로 잠시 주춤하던 PC방은 디아블로2 덕분에 활력이 넘쳤고, 저와 제 친구 4명은 디아블로에 나오는 캐릭터 1명씩 맡아서 함께 플레이 할 흥분에 들뜨게 되었습니다. 공휴일이 낀 날이면 디아2를 하기위해 어김없이 PC방에서 이 밤의 끝을 잡았고,
    방학식 하는 날까지도 밤샘하느라 지각할 뻔한 적도...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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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보니 분위기가 비슷하구나.

    이렇게 5명이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했으면 좋겠지만... 유독 1명이 제대로 즐기지 못했습니다. 이유인즉, 피시방에 가려면 '쩐'이 뒷받침해줘야 할텐데 용돈관리가 잘 안되던 한 친구는 제대로 즐길 여력이 못되었죠. 매번 5명이 모이려 한다면 3번에 1번은 빠지는 꼴이었습니다. 결국 그 친구만 제대로 못하고 4명만이 디아블로2를 즐기게 되었죠. 여름방학이 지나고 2학기가 흘러가면서 저희들도 디아블로2가 슬슬 지겨워졌습니다. (사실 오래 즐길만한 끈기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2학년을 마치고, 3학년이 되었습니다. 수능 준비로 분주하게 지내던(공부하느라 분주했던 건 절대 아닙니다) 어느 날. 학교 앞에 PC방이 생겨서 수험생들의 안식처가 되어가던 시절이었습니다...orz
    2001년 당시엔, 확장팩이 나온데다 베틀넷이 본격적으로 활성화 되였죠. 전 그 PC방에서 친구를 발견했습니다. 거의 신들린 듯 혼자서 파괴의 군주(바알)를 잡고 있더군요.

    그렇습니다. 그 친구는 전에 우리 4명과 디아블로2를 즐기지 못하던 한(恨)을 그곳에서 고3 친구들과 풀고 있던겁니다. 본인은 지금도 부인할 지 모르겠지만 우리 4명은 이미 반은 우스갯소리로 반은 진담으로 그렇게 놀리곤 했습니다. =)

    올 여름부터 헬게이트 OBT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즐길만한 MMO게임이 나와서 기분이 들뜹니다. 하지만 7년전에 디아2를 즐기던 당시의 흥분감은 느껴지지 않는군요. 워낙에 온라인 게임이 널린데다, 게임을 즐길 환경도 좋다 보니 그저 여러 게임들 중에 '하나'라는 생각만 드는 것 같습니다.

    두근 거림이  가득한 게임이라면, 적어도 돈도 없는 고교생 시절에 피시방 야간 정액을 끊어 놓고 베틀넷에 접속했더니만 서버 다운으로 새벽 내내 즐기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기더라도 마냥 즐거울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말이야 그렇지, 당시엔 죽을 맛이었습니다. 스타만 계속 하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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