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게임 시장에 '공룡'이 몰려온다.

2010. 2. 9. 22:31thinking


    지난 해 11월, 소셜 게임 업체 Playfish중대한 발표를 합니다. EA로부터 4억달러에 인수되어 향후 EA의 프랜차이즈를 소셜게임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요, 이렇게 성사된 인수가 업계에 큰 뉴스가 된 이유는 수억명의 유저 풀을 가지고 있는 페이스북이 플랫폼을 개방하면서 '소셜 게임'이 신규 게임 시장으로 각광받게 되었고 기존 메이저 업계의 참여를 이끄는 시발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EA는 Playfish를 인수하면서 사실상 소셜게임 시장에 '공룡'의 진출을 선언하게 된 셈입니다.

    ⓒ EA Sports. All Rights Reserved.

    최근에 EA와 Playfish의 첫 합작품이 공개되었습니다. EA Sports 사장 피터 무어는 미국에서만 6,30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자랑하는(사실 북미 지역 외에 플레이 할만한 나라는 별로 없겠지만) Madden NFL 시리즈를 페이스북에서 소셜게임 플랫폼으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합니다. 소셜게임 플랫폼 특성상 콘솔 버전 보다 가볍고 단순한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했으며 웹이나 모바일 등, 플랫폼으로부터 자유로운 '연결'이 가장 큰 목표임을 밝혔습니다.

    잠깐 EA의 현재 상황을 말씀드리면, 지난 해에 최악의 불황을 겪으면서 올해 4월까지 약 1,500명 가량의 직원을 해고랑 계획을 세우며 구조조정을 감행한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발표한 Playfish 인수는 향후 EA의 전략을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EA의 CEO 존 리치텔로는 디지털 콘텐츠와 온라인 플랫폼은 미래 게임 산업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EA가 2010년 출시 예정 게임 타이틀을 60여개에서 40개로 줄인 것도 이런 이유 입니다. 블록버스터급의 콘솔 게임의 개발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올라가지만 그에 걸맞는 리스크도 함께 따라가다보니 EA로서는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반면에, 창의력만 있다면 저비용으로도 많은 사용자들을 이끌 수 있는 소셜게임 플랫폼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EA 자체적으로도 드래곤 에이지의 웹게임 버전을 개발한 EA2D나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EA모바일 등이 있지만, Playfish를 인수한 것은 1년 사이에 페이스북 이용자 6,000만명을 고객으로 만든 이들의 역량을 통해, 이번 Madden NFL을 시작으로 향후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에 자사의 IP들을 적극적으로 제공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 Take-Two & Firaxis. All Rights Reserved.

    이미 페이스북에는 여러 소셜게임들이 있지만, 또 하나의 공룡급 메이저 게임 업체인 Take-Two가 자회사 Firaxis를 통해 페이스북에서 게임 서비스 오픈을 준비중입니다. 바로 시드 마이어의 문명 NETWORK입니다. 게임이 서비스 시작 전인데도 벌써 60,000명 이상의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Fan으로 등록할정도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기존의 문명게임에 이용자간의 인터렉티브한 연결에 집중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미 명작 반열에 올라 있는 문명의 게임성과 소셜 플랫폼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됩니다. 이외에도 많은 게임 업체들이 소셜 게임 플랫폼에서 저마다의 서비스를 준비중이라고 하니, 기존의 게임 업체가 소셜게임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A의 CCO Rich Hilleman는 지난 해에 '게임 산업의 미래를 보고 싶다면 나는 한국에 가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는 미래에 게임 플랫폼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블록버스터 급에서 단순하고 직관적이면서 플레이어들 간의 인터렉티브한 게임으로 이동해 갈 것임을 뜻합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콘솔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큰 게임 시장이고 당분간은 이 체제가 계속 유지되겠지만, 블록버스터급 게임의 리스크와 거품은 시간이 흐를 수록 한계에 다다르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게임산업은 어떤 모습일까요? 여전히 블록버스터 급의 콘솔 시장이 강세일까요. 아니면 소셜게임과 같은 단순하고 연결 지향적인 플랫폼이 새롭게 떠오를까요. 무엇이 되건 간에 결국 이용자가 몰린 곳에 산업이 집중되기 마련입니다. 앞으로 소셜게임 시장을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덧) 그래도 전 아직까진 소셜게임 보다는 콘솔게임이 더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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