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게임의 역사 (19) 타이토(TAITO)

2014. 3. 21. 06:45콘솔게임의 역사


    :: 2013년 8월 24일, 타이토(TAITO)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창립 60주년을 기념하는 축전을 게재한다. 오랜 역사를 지닌 게임 회사들이 그렇듯, 타이토 역시 처음에는 보드카를 일본에 수입하는 무역회사로 시작해 격동의 70년도에 게임회사로 전환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2005년 스퀘어에닉스에 인수되기까지 슈팅게임의 대명사로 게임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있으며 1978년 스페이스 인베이더의 큰 성공으로 향후 닌텐도 같은 일본 회사들이 미국 게임 시장으로 진출하는데 크게 공헌하였다. (이미지 출처 : 타이토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

    (지난 시간에 이어서)

    1950년, 유대계 러시아인 사업가 미하일 코건(Michael Kogan)은 일본에 최초로 보드카를 수입하는 사업을 시작합니다. 최초 사명은 타이토양행(太東洋行). 3년 뒤인 1953년 타이토 무역주식회사(TAITO Trading Company)로 변경하고 보드카 증류 및 판매를 이어가는 동시에, 납품하는 주점(Bar)에 주크박스와 같은 오락기기를 수입하고 임대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확장해 갑니다. 1960년대 중반에 이르렀을 때 이미 타이토는 일본 내에 보드카와 주크박스 사업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 주크박스 사업의 성공은 타이토가 향후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자연스럽게 진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진은 1966년 타이토의 주크박스 카탈로그 지면 광고. (사진 출처 : 타이토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

    아케이드 게임 사업 시작

    타이토는 주크박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아케이드 게임 사업을 시작합니다. 오늘날 사명인 타이토 주식회사(TAITO Corporation)로 변경하는 1972년까지 크레인 뽑기 게임기, 핀볼 게임기, 축구, 배구 게임기 등 10년간 40여개의 기계식 아케이드 게임을 출시합니다. 일본 시장 뿐 아니라 미국, 브라질 등 해외 시장에 핀볼 사업을 확장하는 등, 1970년대에 이르러 타이토는 게임 회사로 완벽하게 변신했습니다.

    특히 70년대 브라질 아케이드 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 받는데요, 1972년에 타이토 브라질 지사를 출범할 당시 브라질 전역에 400여개의 핀볼 게임 기계가 설치되어 있는 아케이드 센터를 인수하면서 임대 사업을 확장했고, 더욱이 1975년도에는 도박 기계였던 핀볼이 순수 게임 기계로 인정 받게 되면서 여러  제약이 풀려 사업에 박차를 가합니다.

    :: 타이토 브라질 지사의 수장은 창업자 미하일 코건의 아들, 아바 코건(Abba Kogan)이었다. 그는 항상 화려한 복장과 큰 목소리로 청중의 시선을 사로 잡는 스타일이었다고 전해진다. ::

    일본 최초의 상업용 전자 게임 'Elepong'

    핀볼 게임기 임대 사업을 이어가던 타이토는 1972년 미국 아타리가 퐁(Pong)으로 아케이드형 비디오 게임 시장을 개척했을 때 발 빠르게 전자 게임 개발을 시작합니다. 기계식 아케이드 게임만 개발하던 타이토에게 퐁(Pong)의 성공 신화는 비디오 게임 사업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렇게해서 이듬해인 1973년에 일본 최초의 전자 게임인 'Elepong'을 시장에 출시합니다.

    Elepong은 기존에 아타리의 퐁(Pong)과 아주 유사한 탁구 게임으로, 페들을 돌리며 조작하는 것부터 2인 대전하는 방식까지 같았기에 창의성 있는 게임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타이토가 오늘날의 비디오 게임 회사라는 정체성을 확립하는 출발점이 되어준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 일본 최초로 출시된 상업형 전자 게임 Elepong. (이미지 출처 : 타이토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

    이후로 타이토는 매년 5~6개 이상의 아케이드형 비디오 게임을 개발합니다. 퐁(Pong)류의 스포츠 게임을 시작으로 Attack UFO와 같은 스틱형 슈팅 게임, 실제 자동차 휠로 구동하는 스피드 레이스(Speed Race) 등으로 일본 뿐 아니라 아타리가 지배하는 미국 시장에도 명성을 쌓아가게 되는데요, 1976년도까지 타이토가 4년간 출시한 아케이드형 비디오 게임만 총 20종이었고, 1977년 한 해에 출시한 게임만 23종에 이르는 엄청난 양이었습니다.


    :: 1974년에 출시한 Basketball. 제한 시간 내에 점수를 많이 내는 사람이 승리하는 단순 게임이다. ::


    :: 역시 1974년에 출시한 레이싱 게임 Speed Race. 실제 자동차휠로 조종했으며,
    다른 차에 부딪히면 끝나기 때문에 레이싱 게임이라기 보다는 슈팅게임에 가깝다. ::

    스타워즈(Star Wars) 신드롬

    1977년 당시 타이토 비디오 게임 개발 수장이던 니시카도 토모히로(西角友宏)는 신작 게임의 프로토 타입을 제출하는데요, 플레이어가 전투기를 격추하는 슈팅 게임 장르였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하드웨어 성능의 한계로 이 비행 물체가 쉽게 예측 가능한 내에서 너무 부드럽게 움직이는 문제를 겪었습니다.[각주:1] 결국 전투기를 표현하는 방법을 선회해서 격추하는 대상이 '사람'이 되도록 계획을 수정합니다. 하지만 타이토 경영진은 사람을 맞추는 비도덕적인 게임은 허가할 수 없다며 프로토타입을 기각시킵니다.

    결국 니시카도는 다른 방향으로 게임을 새롭게 기획해야만 했습니다. 마침, 1977년 미국은 그 해 출시된 영화 스타워즈(Star Wars) 신드롬으로 우주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면서 우주 소재의 SF 소설책과 연관 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SF의 영원한 고전인 H.G.웰스의 우주전쟁(The War of the Worlds)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에 영감을 받아 새로운 적을 디자인 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타이토의 신작 게임이 드디어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시간에 계속됩니다.)

    :: 소설 우주전쟁에 등장하는 외계인은 마치 오징어나 문어를 연상하는 모습이었다. 니시카도 토모히로는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새롭게 적 캐릭터를 디자인한다. (이미지 출처 : 위키백과) ::

    [참고 자료]
    http://historiadosgames.wordpress.com/2010/09/15/%E2%80%9Cdo-atari-ao-zeebo-a-historia-dos-videogames-no-brasil%E2%80%9D-2/
    http://en.wikipedia.org/wiki/List_of_Taito_games
    http://en.wikipedia.org/wiki/Space_Invaders
    https://www.facebook.com/TAITO.Eng
    http://www.behance.net/gallery/Gadgets-Games-Robots-and-the-Digital-World/2665299
    http://www.1up.com/features/ten-space-invaders


    1. 당시 프로토타입에 사용하던 프로세서는 인텔에서 생산한 8bit의 Intel 8080 칩이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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