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유럽 문명의 중심지 [上] (2007.07.03)

2007. 8. 2. 18:26ETC/JUL 2007 :: Eur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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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에서 맞이한 첫 새벽은 참 상큼했다::

    2일 밤 10시 경에 도착해서 야경도 못 본 채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조금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만, 당시엔 12시간에 이르는 긴 비행으로 너무 피곤했으니까요. =) 그렇게 숙소로 돌아와 잠을 청했지만 설레임 때문인 지 밤에 제대로 잘 수 없었습니다. 새벽 3시에 깨고, 새벽 5시에 또 깨버렸는데 여름이라 해가 일찍부터 머리를 내밀기 시작하더군요. 가볍게 산책을 하면서 이탈리아의 시골을 만끽했습니다. (제가 머문 숙소는 로마에서 기차로 30분 거리인 '꼴레마띠아'라는 시골 동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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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ERMINI 역 앞의 버스 터미널 ::

    30분 간 기차를 타고 로마 TERMINI역에 도착했습니다. 로마의 도로는 굉장히 울퉁불퉁한 블럭들로 포장되어 있기 때문에(파리도 그렇더군요) 굉장히 흔들립니다. 오토바이 타는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힘들어보이더군요... 버스가 굉장히 많았고, 신호등이라는 개념이 거의 무색합니다. 그저 무시하고 다녀도 차들이 알아서 멈춰주더군요. 우리나라 같으면 경적 울려대고 난리도 아니었겠지만 이 곳에서는 그게 익숙한가 봅니다. =) 그리고 버스의 배기구가 천정에 달려있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공해야 어쩔 수 없겠지만 보행자들이 매연때문에 고생하는 게 줄어들테니까요.

    로마 시내는 그 크기가 생각보다 작습니다. 우리나라 동대문구 하나 크기라고 하던데, 확실히 걸어서 다닐만 했습니다. 전 이 번 유럽 여행 하면서 하루 평균 10시간은 걸어다닌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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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타마리아 마조레 성당 ::

    역에서 조금만 밑으로 내려가면 큰 성당이 하나 보입니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라는 이름의 성당인데요. 이 성당은 '눈의 성모마리아' 라는 뜻의 이름으로 바실리카 양식 중에 가장 잘 보존 된 건축물이라고 합니다. 일설에 의하면 서기 352년 8월 5일에 교황 리베리오가 꿈에서 성모 마리아에게 계시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눈이 내리는 장소에 성당을 세우라는 지시였다고 합니다. 여름철에 무슨 눈이겠냐마는 교황은 이 장소에서 눈이 내리는 것을 목격했고 바로 성당 건축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건축을 위한 세금 뜯어 먹기 계략으로 만든 이야기 일 수도 있겠지만, 오늘날에도 교황이 계시를 받은 매년 8월 5일이되면 이 곳에서 하얀 꽃잎을 날리며 눈의 축제를 연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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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당 앞 오벨리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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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로세움으로 가는 길. 전방의 성당과 도시가 잘 어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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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로세움 광장 근처에 도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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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로세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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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로세움 안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조금 아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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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로세움 전경 ::

    그 유명한 '콜로세움' 원형경기장입니다. 경기장의 일부분은 파손되고 허름한 모습만 남았지만, 이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멋진 건축물입니다. 과거에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잔인하게 죽어나갔을까요... 영화 글레디에이터를 상기하며, 비운의 검투사들을 기려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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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아저씨들을 조심하자 ::

    관광지답게 로마 곳곳에는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덕분에, 콜로세움 앞에서는 로마시대 복장을 하고 사진 도우미로 서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갑자기 다가 와서 같이 사진 찍어주겠다고 포즈를 잡고 생각 없이 셔터를 눌렀다간 바로 당합니다. 끝나자마자 바로 돈을 요구하니까요. 로마에는 공짜가 없습니다. 옆에서 물끄러미 쳐다 보기만 했지만, 모르고 같이 사진 찍다가 당하는 분이 몇 있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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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스탄티누스의 개선문 ::

    콜로세움과 팔라티노 언덕을 연결해주는 '콘스탄티누스의 개선문'입니다. 로마 제국 시대의 마지막 기념비라고 하는군요. 콘스탄티누스가 312년에 밀비우스 다리 전투에서 그의 라이벌 막센티우스에게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건축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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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로 로마노 입구에 있는 티투스의 아치 ::

    이제 포로 로마노로 이동합니다. 유적 입구에는 이렇게 '티투스의 아치'가 우뚝 서 있습니다. 81년에 황제 도미티아누스가 그의 아버지 베스파시아누스와 그의 형 티투스가 예수살렘을 점령한 것을 기리기 위해 건설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로마에는 개선문이 엄청나게 많이 있지만, 그 화려함의 이면에는 피로 얼룩진 전쟁의 역사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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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치 안쪽도 이렇게 정성스럽게 조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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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스탄티누스의 바실리카 ::

    티투스의 아치를 지나면, 고대 로마의 유적지 '포로 로마노'가 보입니다. 가장 먼처 우측에 거대한 바실리카가 보이는데, 3개의 큰 원통형 천장이 보이는 건물은 '콘스탄티누스의 바실리카'입니다. 아무래도 카톨릭을 국교로 공인한 첫 황제인만큼, 종교적인 기념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 곳의 주 용도는, 재판가 사업운영의 장소였다고 합니다.

    (바실리카 : 로마 카톨릭과 그리스 정교회에서 교회법에 따라 특정 건물들에 붙여주는 명예로운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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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물루스의 신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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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로 로마노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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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사진. 여행하면서 카메라는 큰 짐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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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토니우스와 파우스티나의 신전 ::

    로물루스의 신전 왼쪽으로 '안토니우스와 파우스티나의 신전'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곳은 황제 안토니우스가 아내 파우스티나의 죽음으로 그녀를 기리기 위해 세웠다고 하는데요, 원래는 정면의 10개 원기둥만 남겨져 있던 것이, 11세기가 되면서 그 자리에 교회를 세웠다고 합니다. 자세히 보시면 교회의 입구가 공중에 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유적이 발견되기 전에 세웠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부분을, 근처 미국인 가이드가 설명해주던데,  영어가 짧아서 당시엔 잘 못알아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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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마의 하늘은 참 맑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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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스타 신녀의 정원인데... 가운데 물이 다 말라버렸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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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에서 본 베스타 신녀의 집은 아름다웠는데 조금 실망했다 ::

    고대 로마에서 불의 여신 베스타를 기리는 의식은 굉장히 성대했다고 합니다. 전설에 의하면, 로마의 건국 시조인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각각 제단의 성화를 지킨 신녀 레아와 신 마르스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6명의 신녀들은 베스타 여신의 신전의 성화를 지키며, 귀족 가문 출신의 6~10세 소녀들이 약 30년간 봉사한다고 합니다. 이 성화를 지키는 일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만일 꺼지기라도 한다면 사제들에게 매질을 당할 정도라고 하는군요. 이렇게 30년간 신녀로 봉사한 후에는 결혼이 허용된다고는 하나, 거의 안했다고합니다. 30대후반에서 40대 되는 노처녀가 결혼을 하기엔 세월이 너무 흘렀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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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실리카 율리아가 보이는 포로 로마노의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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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로스트라 연단을 중심으로 고대 로마 시대의 연설이 이루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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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적터로만 남은 바실리카 율리아 ::

    로마의 위대한 영웅, 시저(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이름을 딴 '바실리카 율리아'는 본래 문관 법원의 장소였다고 합니다. 터만 남아있는 지금은 황량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허무감과 쓸쓸한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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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스토르와 플룩스 신전 ::


    바실리카 율리아 맞은편으로 거대한 신전 기둥이 있는데요, 바로 쌍둥이자리의 기원이 되는 '카스토르와 플룩스 신전'입니다. 전설에 의하면 카스토르와 플룩스는 형제 사이가 아니지만, 너무 비슷한 외모 때문에 쌍둥이로 오해받았다고 합니다. 이들의 우정을 기려서 제우스가 쌍둥이 자리를 만들게 되죠. =)
    어쟀든, 기원전 5세기부터 이곳에 신전이 있었지만 사진으로 보이는 기둥과 화려한 코니스는 신전이 재건되었던 6세기경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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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로 로마노에는 이름 모를 유적들이 많이 숨겨져 있고, 계속해서 발굴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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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턴 신전의 전경 ::

    이제 캄피톨리오광장으로 나가는 출구 앞에 보면 ㄷ(디귿)자 모양의 8개 기둥으로 이루어 진 '새턴 신전'을 찾을 수 있는데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의 아버지인 크로노스의 로마식 이름입니다. 아버지인 우라노스를 거세하고 몰아내면서 신들의 왕으로 등극하지만, 결국 자기 아들인 제우스에게 밀려나는 비운의 신이라는 이야기가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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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면 6개, 좌우에 1개씩 8개의 기둥이 'ㄷ(디귿)자' 모양으로 이루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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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에서 만난 동생이 기둥 앞에서 한 장 찍어줬다. ::

    로마는 도시 자체가 유적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포로 로마노를 둘러 보면서 그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곳은 지금도 계속해서 발굴작업이 이루어지는 곳이며, 관광객들로 붐빕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리스-로마 신화를 잘 모르는데다 이 곳에 오기전에 제대로 공부해가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혹시 로마로 여행을 떠나시는 분이 있다면, 제대로 공부해서 가시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처럼 돌무더기만 보다가 끝납니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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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 동료가 찍은 사진. 이렇게 젊은 여성들이 뜨거운 여름에도 삽을 들고 발굴작업에 열심이다 ::


    포로 로마노의 내용이 너무 길어져서, 첫 날 일정을 반으로 나눴습니다. 나머지 부분은 다음에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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