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과학으로 풀어보는 스타크래프트2 이야기 #1편 (곤충학, 유전공학, 생물학)

2010. 8. 4. 15:29game/translation


    최근에 출시된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2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입니다. 개인적으로 RTS 게임을 잘 못해서 캠페인만 즐기는데 그치고 있지만,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특유의 스토리와 세계관 때문에 -자유의 날개- 캠페인을 클리어한 뒤에도 설정이나 뒷 이야기를 추측하고 검색하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에 때마침 구독 중인 미국 게임 매체 GamePro에서 현대 과학으로 스타크래프트2의 설정들을 풀어보는 재밌는 컬럼이 최근에 올라왔습니다. 혼자만 보기엔 너무 아까워서 번역 작업을 통해 공유해봅니다.
     
    이 컬럼은 총 6개의 소단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첫번째 페이지인 3개만 포스팅하고 나머지 3개는 다음에 이어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극도로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영어 참 잘하던데...) 독해 실력인데다 간만의 번역이라 의역 및 오역이 심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생물학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다보니 해석해 놓고도 삽질도 여러 차례 한 것 같습니다. 보시면서 틀린 부분은 언제든 코멘트 주시길 바랍니다.


    The Real Science of StarCraft 2


    스타크래프트2를 이야기 하는데 있어 다양한 분야의 과학들, 이를테면 곤충학(emtomology), 생물학(biology), 생태학(system ecology), 우주생물학(astrobiology), 물리학(Physics) 등이 스타크래프트 세계관 및 공상과학(Sci-Fi) 설정들을 설명하는 동시에, 이들이 얼마나 현실 가능한 지 알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The Overmind

    :: 저그에서 유일하게 자의식을 가지고있는 초월체 (The Overmind) ::

    초월체(The Overmind)는 존재할 수 있을까?


    집단의식(Hivemind[각주:1])을 지닌 수십억의 저그 종족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하나의 자의식을 가진 절대적인 존재가 이 전체를 통솔하게 됩니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초월체(Overmind)로 알려진 '자의식'이 맹렬한 저그 생명체들을 하나로 묶고 행동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죠. 이는 동시에 각 개개의 저그 개체들에게 자의식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각주:2] 그렇다면 지구상에도 저그와 같이 집단의식을 지닌 사례가 있을까요?
     
    분명한 사실은, 현재 우리 과학이 지구 밖에 저그와 같은 하나의 초월체가 지배하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여부를 증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지구 내에는 다양한 자연 환경과 더불어 다양한 형태의 동식물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경이로운 생태계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지구 내부를 들여다보면 저그 종족의 집단의식과 비슷한 사례를 충분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개미와 벌이 만드는 구조물(개미집, 벌집 등)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면 저그와 같은 집단의식의 발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리노이 대학교의 곤충학 교수 Gene Robinson의 말입니다. 그는 벌의 집단의식에 대한 설명을 계속해서 이어갑니다. "벌의 행동 및 반응은 소속된 지역의 지시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여기서 지역 전체가 지시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목표를 향하는지 벌은 전혀 모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런 개별 지역의 행동들은 전체의 틀 안에서 놓고 보면 동일한 패턴으로 발생[각주:3]하고 있습니다. 벌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이 행동 패턴들을 책임지거나 관리하는 주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저그의 초월체와 같은 하나의 자의식에 의해 통제되는 집단의식은 실제하지 않겠지만, '집단의식' 자체만 놓고 본다면 이미 우리 지구 상에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09년에 개미 학자들은 일본, 유럽, 남미지역의 각 개미집 콜로니(colony)들이 사실상 거대한 전세계 개미 콜로니가 지배하는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인간 역사의 수송 수단에 의해 개미들이 각지로 활발하게 이동되고, 하나의 통합된 집단의식을 가진 개미 집합체가 다른 지역의 개미 콜로니를 침략함으로써 이미 성취된 현상을 이론화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즉, 명령 전달 체계 방식만 조금 다를 뿐 스타크래프트에서 저그 종족이 보여주는 '집단의식' 성향은 여전히 실존하고 출현하고 있는 셈입니다.
      
    과학적 판단 - 그럴법한 설정이다.
     
     

    :: 스타크래프트의 세 종족의 특징이 모두 결합된 칼날여왕, 사라 케리건(Sarah Kerrigan) ::

    혼종(Hybrid Species)은 존재할 수 있을까?

     
    스타크래프트의 세 종족(테란, 저그, 프로토스)은 서로에게 있어 완벽한 상호-보완적인 존재가 되어줍니다. 이는 게임 내 밸런스에서 뿐 아니라, 생물학 관점과 훌륭한 스토리 구성을 위한 내러티브 요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쟁의 흐름을 자기 종족에 유리하게 전환하기 위해 강력한 혼종(Hybrid Species)들을 만들려는 노력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되었습니다.
     
    테란이 프로토스의 싸이오닉 능력을 인간에게 주입하는 실험을 통해 유령(Ghost) 요원을 양성하는 것이 알려져 있는 동안, 저그는 케리건을 흡수하는데 성공하면서 이 혼종의 실현 가능성을 단번에 높여줍니다.[각주:4] 게다가 프로토스와 저그를 창조한 젤나가 역시 두 종의 DNA를 결합하는 실험을 여러차례 해왔던 것을 설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죠. 그렇다면, 게임에서처럼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종의 DNA가 절반씩 결합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한 일일까요?
     
    UCLA대학의 진화 생물학 교수인 Michael Alfaro 박사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유전 공학 관점에서 두 종을 결합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하나의 종이 지닌 훌륭한 유전자를 다른 종에 집어 넣는 것입니다."
     
    "이 결합은 이미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유전자가 결합된 동물은 대부분 인간의 난치병 질환들을 밝혀내고 해결하기 위해 창조되고 있죠. 이를테면 가장 흔히 이용되는 실험쥐 뿐 아니라 붉은 털은 가진 토끼라던지, 염소 젖에서 거미줄 섬유를 뽑아내는 일 등이 있습니다."
     Alfaro 박사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갑니다. "과학 기술이 거듭 진보되어가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이와 같은 두 종의 결합이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그닥 억지스러운 주장은 아닐지라도, 현대 생물학이 (아직까진) 게임에서처럼 성격이 전혀 다른 종의 특징들을 원하는 대로 뽑아서 결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과학적 판단 - 사실이다.
     
     

    :: 히드라리스크(Hydralisk) ::

    저그의 융합은 존재할 수 있을까?

     
    각 행성을 정복해 나가는데 있어 저그 종족의 압도적인 성공은 자기보다 더 뛰어난 종의 유전자를 흡수하고 융합(Assimilation)하면서 진화하는 생존 방식에 있습니다. 초월체는 저그 개체들에게서 다른 종의 뛰어난 유전 인자들을 찾아서 저그의 DNA로 융합하게끔 지시합니다. 저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다른 종의 우수 유전자를 융합해 나가면서 자신보다 약한 종들은 멸종시키고, 강한 종들을 차례차례 굴복시켜나가는 것입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보면, 저그는 아주 독특한 종족임이 명백합니다. 그렇다면 실제 우리 세계에서도 이와 같은 행동양상(번식 과정)을 보이는 예가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물론 '가능'합니다. 단지, 우리가 저그와 같이 무서운 번식 능력을 지닌 동시에 인간의 생존을 위협해나가는 것들에만 시선이 집중되다보니 발견되기 힘들 뿐이죠. Alfaro 박사는 생물학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이론 하나를 언급하면서 어떻게, 고대 식물이 갑작스럽게 태양으로부터 광합성 작용을 하고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게 되는지 설명해줍니다. 고대에 식물이 이 특수한 융합 과정을 거친 덕분에, 오늘날 지구에서 주요한 위치를 가진 생명체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바이러스(Viruses) 또한 강력한 융합 매개체로 볼 수 있습니다."
     Alfaro 박사의 말입니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물질대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DNA를 다른 세포 조직 안에 침투시킨뒤, 침투당한 세포의 소기관들을 이용하여 자기 자신과 같은 수백만의 바이러스를 건강한 세포에 복제/침식합니다. 이 복제 과정을 통해 결국 숙주 세포는 파괴되죠."
     
    물론 바이러스를 생물이라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각주:5] 저그의 융합 과정을 설명하는데 적절한 비교대상이 될 수 없겠지만, 번식 패턴이나 방식은 저그와 상당히 일치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충분히 비견될 만 할겁니다.
       
    과학적 판단 - 가능하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글 : Andrew Groen / 원문 게시일: 2010.07.26 / 원문 출처: GamePro
     
     

    1. 하이브마인드(Hivemind)란, 종족 내의 통일된 '집단 의식'을 뜻한다. 주로 한 가지의 이념, 지성, 또는 자아가 한 무리의 종족을 이끄는 것을 의미한다. 공상과학(SF) 등의 창작물에서 자주 나타나며 현실상에 존재하는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 여담이지만 이 '집단 의식' 개념은 현재 IT의 꽃이라 불리는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그리드 컴퓨팅을 구현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본문으로]
    2. [역주] 저그와 프로토스를 창조한 젤나가(Xel'Naga)는 프로토스를 창조한 뒤에 겪은 시행착오를 통해, 저그 종족에게는 자의식을 없애버리는 대신, 자의식을 가진 단 하나의 초월체(The Overmind)가 전체를 통솔하도록 창조한다. 하지만 이 초월체 조차도 단 하나 결여된 것이 있었는데 바로 '자유의지'였다. [본문으로]
    3. [역주] 참고로, 스타크래프트 세계관에 의하면 저그의 초월체(The Overmind)는 효과적인 명령 전달 체계를 형성하기 위해 '퀸(Queen)'과 같은 숙주를 이용해 수십억에 이르는 저그 개체들을 지역으로 묶어 목표와 명령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본문으로]
    4. [역주] 캠페인을 진행하다 케리건이 '12등급 싸이오닉파'의 소유자임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케리건은 세 종족의 모든 특징이 결합된 최초의 혼종(Hybrid Species)이라고 볼 수 있다. [본문으로]
    5. [역주] 바이러스는 자기 자신을 복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생명체로 분류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세포의 도움 없이는 복제가 불가능하고 또한 스스로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무생물로 분류되기도 한다. 하지만 무생물은 유전물질로 스스로를 복제해낼 수 없기 때문에 생물체와 비생물체의 중간형으로 간주한다. (위키백과에서 발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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