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씩 기억하는 울티마 온라인의 추억
2007. 5. 17. 15:06ㆍchat
I miss you. Lord British!
울티마 온라인에선 아바타가 나 혼자가 아니라 세계의 모든 울티마 팬들과 공유하며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니! 생각만해도 가슴이 벅찬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엔 인터넷은 커녕 전화선을 이용한 단말기 접속으로 PC통신을 즐기던 시대였기 때문에 유료 결제가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성년자인 제겐 VISA카드가 없었죠) 게다가 아직 국내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던 때라, 결국은 당시 즐겨 보던 PC게임잡지를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울온을 즐기던 것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국내 최초의 '아리랑' 샤드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때도 제겐 이를 즐길 기반이 갖춰지지 못했습니다. 세간엔 난리도 아니었죠. 친구들끼리도 어떻게든 즐겨보고 싶었지만 그저 눈물을 흘리며 PC게임잡지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결국 전 고등학생이 되었고, 펠루카가 공존하는 르네상스 버전이 나오고 나서야 울티마 온라인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엔 '발해' 샤드 까지 나왔었고, 조만간 '백두' 샤드도 확장 될 예정이었습니다. 친구 4명과 사이좋게 울티마 온라인을 구입했고, 처음으로 브리타니아의 세계에 들어가 던 그 때의 감동은 절대 잊지 못할 것입니다 =)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구요? 사실 친구들은 1달 패키지만 구입하고 제대로 즐기지 못한 채 끝났습니다. 옷도 만들어 입고, 집도 지어보겠다는 야심찬(?) Virtual Life를 꿈꿨지만 그다지 오래 즐기지는 못했습니다.
그 후에 수능시험이 끝나고 전 다시 울티마 온라인을 찾았습니다. 국내 샤드가 아니라, 일본 YAMATO 샤드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활동하던 815 길드에 가입했습니다. 그 곳에서 길원들의 도움을 받아 7GM도 달성했고 당전도 해보며 누릴 것은 다 누렸으니 여한이 없다고 할까요? MMORPG의 선구자인 울티마 온라인을 즐길 수 있던 걸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오늘날 온라인 게임은 너무 흔하다 못해 자기 입맛대로 고를 수 있는 세상입니다. 서버 환경도 너무 좋기 때문에 끊김 현상도 많이 줄어 든 편이구요. 공짜로도 즐길 수 있다보니 게임을 접하는 '두근거림'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눈은 계속 높아지고 게임 컨텐츠는 항상 '거기서 거기'다 보니 금방 식상해져 버렸습니다. 게다가 '어딘가 있을 다른 사람이 나와 같은 공간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신비와 경이로움'은 이제 너무 당연하게 되어버렸죠. 이럴 때 기술의 발전이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물론 방금 한 말은 모순이겠지만요 =)
그렇다고 다시 울티마 온라인을 즐기라고 해도 당연히 안합니다. 그래픽이랑 UI가 10년이나 뒤쳐지는데 어떻게 그 때 처럼 즐길 수 있을까요. EA에서 미씩을 인수하며 울온을 다시 리모델링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다시 즐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추억은 그저 추억으로 남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리차드 게리엇이 타뷸라 라사로 다시 복귀한 소식을 접하면서 울티마 온라인의 향수가 더 없이 짙어지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