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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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Gravity 2013), 청각에 집중하는 영화
1. 영화를 보신 분들은 대부분 공감하겠지만 영화를 통해 조난 당한 '우주 비행사'를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시각, 청각의 효과를 극대화 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영상미를 통한 시각 경험이 일품이지만 음악과 효과음을 통한 청각 경험에도 큰 만족감을 얻었습니다. 2. 시점이 1인칭과 3인칭을 자주 오갔는데, 3인칭일 때는 관객이 한 명의 우주비행사가 되어 동료들을 지켜보는 듯한 경험을 주었고, ISS에서 작업할 때 나사를 조이거나 사물에 부딪히는 등의 효과음이 실제 우주복 안에서 울리는 느낌으로 간접 경험을 극대화 합니다. 이런 세세한 부분에서도 섬세한 디테일을 느꼈습니다. 3.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영화를 지켜보는 관객들을 적절하게 에워싸는 앰비언트 뮤직(Ambient..
2013.10.20 -
[넌센스2] 개성 만점의 좌충우돌 수녀원 이야기
이야기의 중심이자 십자가에 맞아서 기억상실에 걸린 컨트리송 대회 수상자 출신의 엠네지아 수녀, 발레리나를 꿈꾸며 레오파드를 입고싶어하지만 원장 수녀에게 허락받지 못해 불만인 레오 수녀, 원장 수녀의 대역이자 넘치는 장난끼를 주체하지 못해 늘 원장 수녀를 골탕 먹이는 로버트 수녀, 그리고 수녀원의 2인자로 늘 원장 수녀와 티격태격하지만 정이 많아 수녀들을 잘 챙겨주는 휴버트 수녀, 그리고 호보케 수녀원의 리더이자, 과거 서커스단 출신으로 TV를 너무 좋아하는 레지나 원장 수녀. 간단한 등장인물들의 소개만으로도 해학이 묻어나는 뮤지컬 넌센스의 한국판 두 번째 공연이 돌아왔습니다. 대학로 AN아트홀 소극장에서 개성과 끼로 무장한 5명의 배우들과 관객이 호흡하며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던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2012.03.12 -
[마당을 나온 암탉]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한국 애니메이션
2005년 당시, 명필름이 국내 동화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마당을 나온 암탉'을 애니메이션 영화화 하겠다고 발표했을 땐 주변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습니다. 워낙에 업계 형편이 열악한 이유도 있지만, 당시엔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원더풀데이즈, 오세암 등이 빈약한 시나리오와 더불어 흥행에 실패하면서 국내 애니메이션 부흥에 대한 의지가 꺾여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사 오돌또기와 공동제작으로 의기투합하면서 약 6여년간의 제작기간을 거쳐 올 2011년에 와서야 드디어 첫 선을 보이게 됩니다. 사실 이 작품은 제작비 부분에서 눈물겨운 탄생을. 경기도콘텐츠디지털진흥원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공모전을 통한 초기 제작비를 겨우 마련했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배급사를 찾는 과정에서 롯데엔터테..
2011.07.14 -
[미소 - 춘향연가] 고전과 현대적 감성의 조화
우리 고유의 문화 공연을 자주 여는 정동극장은 한국인보다 외국인 관광객들로 가득한 곳입니다. 특별히 제가 관람하고 온 '미소(Miso) 춘향연가'는 지난 14년간 한국에서 가장 익숙한 사랑이야기 성춘향전을 '한국식 뮤지컬'을 표방하는 공연입니다. 작년부터 정동극장을 전용관으로 선택해서 매일 2회 공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우리 고유의 색과 음을 현대적으로 풀어서 외국인에게도 거부감 없이 한국의 미를 알리는 취지가 공연 내에 한가득 담겨져 있었습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해서인지 대사가 거의 없지만 그만큼 연기자들의 표정과 행동 하나하나가 살아있습니다. 춘향전을 모르더라도 충분히 사랑 이야기와 유희를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소-춘향연가에서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은 바로 악역 캐릭터 '변학도'가 아닐까..
2011.04.25 -
[브라보! 재즈 라이프] 살아있는 한국 재즈의 전설들
고교 졸업 후 스무살이 되던 제게 재즈(Jazz)라는 음악이 문득 찾아왔던 때가 기억납니다. 클래식을 비롯해서 재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을 즐겨 들으시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랑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도 아버지의 서재는 2,000여장의 LP와 CD로 도배되어 있죠) 지금도 대중적인 음악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감이 있지만,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우아하지만 다가기 어려운 음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피아노를 좋아하던 즐겨 치던 저는 Bill Evans에 흠뻑 빠져들게 되면서 어렵기만한 재즈가 조금씩은 익숙해져 갔습니다. 재즈는 어렵긴하지만 매력적이고 알아갈 수록 재미가 깊어지는 음악이라는 걸 실감할 수있었죠. 요즘은 국내에도 재즈 보컬들이 적잖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나윤선, 말로,..
2011.03.31 -
R&B 차세대 디바, 보니(Boni-신보경)의 첫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2006년도에 발매된 015B 7집, Lucky 7은 1996년 해체선언 후 10년만에 재결합한 이유로 기념비적인 앨범이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이유는 유독 귓가에 오래도록 맴돌던 곡이 하나 있기 때문입다. 이는 박정현이나 다이나믹듀오같은 메이져 가수가 피쳐링 한 곡이 아니었습니다. R&B 풍의 '잠시 길을 잃다'라는 곡이었는데요, 015B답게 다양한 장르의 곡을 객원보컬 체제로 함께 만들었는데, 이 곡의 객원보컬이 당시 19세의 '신보경'이라는 생소한 이름 외에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 후로 4년 뒤, 올 봄에 보니(Boni)라는 신인 R&B 가수가 Nu One이라는 앨범을 가지고 데뷔합니다. 음악 리뷰 사이트에서 우연찮게 접했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었습니다. 도무지 신인 같지 않..
2010.10.08